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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장면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남성과 여성을 대하는 이중적 시각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 같다. 만약 여성의 샤워 장면을 주요 부분만 모자이크 처리만 해서 방송에 내 보낸다면 어떻게 될까? 남성의 벗은 모습은 아무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뭘까?
위 장면 같은 또는 유사한 경우를 TV 또는 일상에서 흔히 경험할 수 있다. 즉, 남성의 성을 놀이나 유희의 한 방편으로 삼는 것이 (여성에게 있어) 여전히 꽤 당연시되어 있는 것 같은데.. 그런 이중적 태도는 남녀차별을 더 견고하게 한다.
일상에서 "남자는 되고 여자는 안된다"라는 식의 사회적 모순에 대해서 남녀평등을 말하는 여성이나 여성 단체들 중에서 "여성은 되고 남성은 안된다"라는 식의 사회적 모순에 대해서는 왜 침묵하는지 알 수가 없다. 왜 그럴까? 왜 그들은 그토록 이중적이며 이기적일까.. 의문이다. 분명 그들도 알고 있다. 여성차별을 경험한 그들이 남성차별을 모른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만약 진정 모른다면 그건 더 치참한 것이다. 그건 다른 말로.. 뭔지도 모르고 외치고 있는 꼴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건.. 전근대적 의식과 유교주의적, 남성우월주의적 마인드가 단지 남성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지 싶다. 남성우월주의에 빠져 있거나 편의주의적 여성 우월주의(또는 편의주의식 여성평등주의)에 빠져있는 여성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
내가 한국에서의 남녀평등 주장을 그리 신뢰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여성들의 저러한 전근대적 유교적 마인드의 심각함 정도가 마초주의나 남성우월주의에 빠진 남성들 못지않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남녀평등의 문제는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다. 남녀평등은 남성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것을 인식해야 할 것 같다. 즉 인간의 평등에 관한 문제인 것이다. 그러나 남성의 남녀평등의 문제에 대해 언급하거나 주장하는 그 어떤 여성도, 그 어떤 여성 단체도 없다. 남성단체는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다. 심지어 여성가족부란 곳에서도 남성이라는 성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는 듯하다.(허긴 여성가족부는 여성이라는 성에 대해서도 헛발질이 많은 곳이니..)
그렇다면 남성의 성이나 평등은 언급하거나 논하면 안 되는 것인가? 남성의 평등을 말하는 것은 지질한 것인가? 남자답지(?) 못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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