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파와 현재 그들을 옹하하는 사람들의 의식...
아래는 정우용 페이스북의 펌글이다. 읽을 만한 것 같아 펌해 본다.
그가 말하는 친일파와 2019년 현재 그들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가지는 의식에 대해 아래 3가지 특징으로 요약하고 있다. 그 3가지 특징을 2019년 현재.. 일부 법조계, 재벌, 정치인, 사회 지도층(?)/상류층(?)들과 서민들 중에서 법과 국정의 농단, 부정부패하고, 정의에 반하고, 공적윤리가 없는 사람들이 보여주는 행태와 비교하여 생각해 보면.. 왜 그들이 그렇게 행동하는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2차 대전 당시 일본이 가졌던 의식이나 2019년 현재 일부 친일파들이 가지는 의식, 그리고 일부 법조인, 정치인, 지식인, 재벌 등이 가지는 전근대적 의식들을 작금의 현대적 의식으로 보면 대단히 전근대적 의식이지만.. 여전히 우리 문화와 생활속에 건재하고 대한민국에서도 그 위력을 가지고 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살아온 환경과 경험, 그리고 교육 등의 과정에서 형셩되는 인간의 '의식'이란 이처럼 타파하고 청산하고 개과천선하기 어려운 것임을 새삼 상기하게 된다.
선과 악의 문제는 인간이 가지는 영원한 숙제와도 같다. 그것은 인간이 가지는 일종의 숙명이다. 문제는 그 '영원성'에서 과연 무엇이 정답인지, 무엇이 옳고 그름인지 단정하기가 매우 어렵다는데 있다. 더 적나라하게 말하면.. 영원한 것안에서는 옳고 그름의 구분이 없기 때문이며 자연과 우주의 법칙속에서 선과 악의 구분이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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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정우용 페이스북
친일파. ‘자기 일신과 일족만의 영달을 위하여 민족을 배신하고 일본 침략자들에게 부역한 자’로 정의할 수 있을 겁니다. 해방 70년이 지난 지금,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본에 아부해서 사익을 얻을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도 과거의 친일 반민족행위자들을 옹호하고 ‘친일 잔재 청산’이라는 말에 발작적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많은 이유는, 친일파의 의식이 아직껏 온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문제는 ‘친일파’가 아니라 ‘친일파를 만든 의식’입니다. 특별한 상황이 다시 올 경우, 국민을 분열시키고 민족공동체를 파괴할 수 있는 게 바로 이런 의식입니다.
과거의 친일파와 현재 그들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공유하는 의식을 최대한 간략히 정리하면, 다음 세 요소로 구성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정의 관념이 결여된 힘 숭배주의입니다. 저들은 우리가 나라를 잃은 게 ‘힘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아주 간단하게 정리합니다. 저들은 침략자의 죄를 묻지 않고, 침략당한 자에게 모든 책임을 뒤집어씌웁니다. 저들은 강한 자가 약한 자의 권리를 빼앗고 인격을 짓밟으며 경제적으로 수탈하는 건 당연하다고 믿습니다. 저들은 강자는 어떤 짓을 해도 괜찮고 약자는 어떤 짓을 당해도 싸다고 믿기 때문에, 강자에겐 한없이 비굴하고 약자에겐 한없이 잔인합니다. 과거의 친일 의식과 현재의 갑질 문화가 모두 이런 생각을 기초로 합니다. 저들은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기 때문에, 힘의 소재가 변할 때마다 태도를 바꾸는 기회주의를 체질화합니다.
둘째는, 약자 혐오와 엘리트주의입니다. 저들은 힘만을 숭배하기에, 약자를 사람으로 보지 않습니다. 저들의 입에서 ‘민중은 개돼지’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튀어나오는 이유입니다. 동시에 저들은 자기와 같은 엘리트들은 이 사회의 강자로서 무한한 특권을 누리는 게 당연하다고 믿습니다. 저들은 모든 사회 문제가 약자들이 분수에 넘는 욕심을 부리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봅니다. 3.1운동 때 이완용이 일본 통치의 야만성은 외면하고 ‘조선인의 저항’만을 문제 삼았던 것이나, 지금의 기득권세력이 재벌의 전횡은 외면하고 최저임금만을 문제 삼는 것은, 완전히 같은 의식의 소산입니다. 약자에 대한 배려나 지원에 대해 말하면, '빨갱이'나 '좌파'라고 매도하는 것도 과거의 친일파와 현재의 기득권 세력이 공유하는 태도입니다.
셋째는, 정체성의 혼란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부연 설명이 필요할 듯합니다. 일본의 사상가 후쿠자와 유키치는 처음 구미 제국주의의 침략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아시아 각국이 연대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조선에서 갑신정변이 실패하자 생각을 바꾸어 일본인들은 스스로 아시아인이라는 정체성을 버리고 유럽인의 관점에서 다른 아시아인들을 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유명한 ‘탈아입구론(脫亞入歐論)’이죠. 이후 일본은 어떤 때에는 자기들이 아시아의 대표인 양 행세했고, 또 어떤 때에는 아시아인이 아닌 것처럼 처신했습니다. 한국의 친일파들은 일본인들의 이런 아시아관을 축소해 ‘한국관’을 만들었습니다. 그들은 일본인들에게 무언가를 부탁할 때에는 자기들이 한국인의 대표인 양 행세했고, 한국인들을 대할 때에는 자기들이 일본인인 양 처신했습니다. 그들은 자기가 약소민족의 일원이라는 사실을 혐오해 일본인이 되기를 열망하면서도, 조선에서 누리는 특권은 포기하려 들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일본인과 조선인 사이를 오락가락하면서 스스로 정체성의 혼란을 겪었습니다. 오늘날 한국 기득권세력 중에 '의도적' 이중국적자가 적지 않은 것도 이런 의식의 소산입니다. 이른바 태극기 부대 집회에 성조기, 이스라엘기, 심지어 일장기가 등장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저들은 태극기만으로는 무언가 허전하다고 느낍니다. 약소민족의 일원이라는 자의식을 보강할 힘을 갈망하기 때문에 정치적, 군사적, 종교적 권위를 외부에 의탁하려 드는 것이죠. 저들은 스스로 '애국세력'이라고 주장하지만, 사실은 자기가 진정 사랑하는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 잘 모를 겁니다.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사람들이 엘리트의식을 가지면, 자기 '사익'이 곧 '국익'이라고 착각하게 됩니다.
‘친일 잔재 청산’은 절대로 녹록한 과제가 아닙니다. 과거에 친일파를 만들었으며 지금껏 이 사회를 지배하는 의식 자체를 청산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힘 보다 정의가 앞서는 나라, 돈보다 사람을 우선하는 나라, 즉 ‘정의로운 사람의 나라’를 만드는 게, ‘친일 잔재 청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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