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이
미워지는 밤에는 몹시도 괴로웠다
어깨 위에 별들이 뜨고
그 별이 다 질때까지 마음이 아팠다
사랑하는 사람이 멀게만 느껴지는 날에는
내가 그에게 처음 했던 말들을 생각했다
내가 그와 끝까지 함께하리라
마음먹던 밤
돌아오면서 발걸음마다 심었던
맹세들을 떠올렸다
그 날의 내 기도를 들어준 별들과
저녁하늘을 생각했다
사랑하는 사람이 미워지는 밤에는
사랑도 다 모르면서 미움을 더 아는듯이
쏟아버린 내 마음이 어리석어 괴로웠다
사랑하는 사람이 미워지는 밤에는 - 도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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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도 다 모르면서 미움을 더 아는듯이 쏟아버린 그 마음이 어리석었다고 너무 괴로워할 필요는 없다.
고상한 척, 품격있는 척, 안 그런 척 애써 쿨한 척… 마치 사랑을 다 아는 척 포장하고 위장한다고… 더 고상해지고 품위 있어지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미워지면 미워지는대로, 괴로우면 괴로운 채로 그때그때 나름의 최선으로 겪어내거나 경험하며 살아가고, 살아내는 것이 삶이고 인생 아닌가…?
대게의 우리는 사랑도 잘 모르고, 미움도 잘 모르는 가련하기도 하고, 어찌보면 모두 측은 한 존재들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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