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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il 14, 2018

4월 10일 (화) 돌아온 100분 토론을 보고..


 2018. 4.10(화) 돌아온 100분 토론 - 유시민, 박주민, 나경원, 장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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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분 토론 다시 보기로 다시 봤다. 그럭저럭 재미는 있었지만 임팩트는 없었다. 토론을 보면서 내가 건진 한 가지는.. 장영수 교수의 발언이다. “다수(즉 대중 혹은 국민)가 요구 혹은 원하는 것이라고 해서 그에 따라서는 안된다.” 라는 문장은(영상의 후반 끝부분에 나온다.) 적어도 나에게는 중요한 질문이다.
한마디로.. 다수의 어리석은 대중이 어리석은 것을 주장하거나 요구할 때.. 작금의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치는 그 어리석은, 잘 모르는 다수 대중들의 요구와 주장에 따르지 않아야 할 것인가, 아니면 따라야 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그는 포퓰리즘에 대해서는 경계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위의 발언을 했던 것 같은데.. 나에게는 중요한 질문을 던진 셈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국민이 정부 혹은 국가에 요구하고 주장하는 것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지금의 민주주의 사회에서 국민이 정부 혹은 국가에 요구하고 주장하는 것이 맞지 않더라도 정부 혹은 국가는 국민의 그러한 어리석은 또는 틀린 주장과 요구를 들어주어야 할 것인가, 아니면 들어주지 말아야 할 것인가? (물론 국가와 정부는 그 주장과 요구가 틀린 것임을 국민을 이해시키고 설득시키려는 노력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해하고 일면 동의하는 바지만.. 저 말은 사실 대단히 난해한 질문이어서 나 역시 꽤 오랫동안 고민하고 있는 난제적 질문 중 하나다. 그래서 장 교수의 저 발언이 나의 귀에 들어온 것이다. 비슷한 질문으로.. 잘못된 명령(죽음으로 몰아 넣을 수 있는)을 내리는 장교/리더/사장/대통령의 요구 주장을 하급자는 따라야 할까, 따르지 말아야 할까?라는 질문이 있지만.. 이 경우에는 국가와 국민과의 관계와는 좀 다른 성격의 것이라서 답이 명확할 수도 있다.

암튼 본 질문으로 돌아가서.. 다수(즉 대중 또는 국민)가 요구 혹은 원하는 것이 틀린 것이라도 정부/정치/국가는 그런 국민들의 어리석은 혹은 틀린 요구와 주장을 따라야 할까 말아야 할까? (다시 한 번 전제하자면.. 국가와 정부는 그 주장과 요구가 틀린 것임을 국민을 이해시키고 설득시키려는 노력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난해한 질문이다.
나의 생각은.. 위와 같은 질문의 경우.. 국가/정부는 비록 그 요구나 주장 등이 그릇된 혹은 어리석은 국민의 요구/주장을 따라야 하고,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왜냐하면 최종 선택권 자는 국민/대중/다수 그 자체이기 때문이고, 그 선택의 최종 책임 주체 역시 국민/대중/사회 구성원들이기 때문이다. 그릇된 국민의 요구로 인하여 나라가 망한다면 어떻게 할까? 만약 그렇게 된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 않을까? 최종 선택자, 책임자는 국민들 자신들인데.. 그들 자신이 선택한 것에 책임을 지는 수밖에 어떤 다른 도리가 있나 싶다.. 인간의 역사 속에서 수많은 국가, 사회, 문명이 사라진 것이 운명이듯 잘못된 선택으로 인하여 사라진다면 그 역시 운명이겠지 싶다.
여기서 개인적 질문: 국민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하여 나라가 망할 위기에 쳐한 경우가 많았을까, 아니면 일부 소수의 정치인 등 특정 집단/개인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하여 나라가 망할 위기에 쳐할 경우가 더 많았을까? 이런 식빵... 답 나오는 것 같다.
그런 까닭에 점차 발전된 민주주의 사회로 진화할수록 국민(즉 사회 구성원) 개개인의 책임이 더 무거워지는 것이다. 그리고 위 질문과 관련하여 또 다른 질문을 던져 본다. 그렇다면 국민(다수, 대중)은 어리석거나 우매한 요구나 주장을 하는가? ​물론 일부의 사람들은 그럴 수 있다. 하지만 내 개인적 혹은 지금까지의 역사적 경험들을 볼 때 국민이라는 집단 전체가 어리석거나 우매한 주장이나 요구를 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만약 대한민국의 국민 전체가 장 교수의 염려처럼 그렇게 어리석거나 우매했다면 대한민국은 이미 망해서 지금 현재 지구상에서 사라졌을 것이다. 짧게 보면 때때로 국민들이 이해하기 힘든 선택을 하기도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국민들의 선택은 대부분 옳은 선택이었던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한마디로 장 교수의 위 발언 속에는 국가를 운영하는 정치집단​ 혹은 지식인 집단 등의 특정 집단이 현자로서, 그리고 리더로서 우매하고 어리석은 국민의 주장과 요구를 깨우치고 계몽해야 한다는 전근대적 선민의식이 깊이 베어 있다고 보인다. 하지만 그러한 권리와 책임을 가진 유일한 집단은 국민이지 정치집단이나 소위 지식인들이 아니다. 그리고 정치집단이건 지식인 집단이건.. 국민 전체라는 집단지성 보다 더 앞서는 집단은 없다. 근데 명색이 대학 법학 박사라는 사람의 가치관인지 세계관인지가 좀 독특한 것 같기는 하다.
마지막으로 위의 어리석은 국민 개조론적 뉘앙스의 발언과 비교하여 아래 유시민의 발언을 참조해 보자. 또한 더 발전된 민주주의를 원한다면 국민 각 개개인은 더 현명해지려고, 더 깨우치려고 노력하는 과정 속에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매하고 어리석은 노예로, 개, 돼지로 전락함은 물론 망하여 사라지는 운명을 피할 길이 없다. 모든 비민주적 정치 행태의 본질적 근원에는 최종 결정권자이자 책임자인 국민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강) 교수님은 여론이 국민들이 뭘 잘 모르고 의견을 가지는 거다는 식으로 말씀을 하시는데요.. 민주주의는 거기 의존할 수밖에 없어요. 우리가 철인 통치를 하는 것도 아니고 현자들만 모여서 대통령을 뽑는 게 아니고 장삼이사들이 모여서 그냥 대통령을 뽑고 개헌안을 만드는 헌법개정을 하는 거예요. 그러면 이런 상황에서는 평균적인 시민들의 눈높이에서 판단할 수 있는 만큼 판단하고 그 결정에 따라서 정치가 흘러가는 거거든요. 그걸 어떡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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