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29, 2018

차례상에 전 올리지 마세요..

“제발 차례상에 전 올리지 마세요, 조상님은 안 드신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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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쯤인가.. 블로그를 처음 시작했을 즈음.. 명절이나 제사, 벌초 등.. 몇몇 유교주의 문화에 대한 포스팅을 한 적이 있다.

당시 명절이나 제사에 대한 기사들에도 비판적 시각들이 있었지만 요즘처럼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요즘 보아하니.. 많은 유교주의 문화들이 현대의 사람들에게 거의 대부분 비판적으로 인식되는 것 같다. 새삼 시대의 변화를 실감하게 된다.

도덕이나 예절이란 이름으로 꾸짓음을 당했던 조상과 제사에 대한 비판적 시각들이 이제는 점차 보편적 시각들이 되어가는 것 같다. 그때 20대는 지금 30대가 되었을 것이고, 30대는 40대가, 40대는 50대가 되었을 것이다. 시간은 흐르고 환경은 변하고 시대 역시 변한다. 그 변화가 좋으냐 나쁘냐의 문제는 아니다. 핵심은 모든 것은 변한다는 것 그 자체다.

시대가 변하고 환경이 변하면 인간은 그에 적응해야 한다. 적응하지 않으면 도태되고 멸종하게 된다.

도덕이나 예절뿐 아니라 관념과 생각은 시대와 환경, 조건에 따라 역시 변화한다. 과거의 사람들 보다 지금의 사람들이 도덕이나 예절을 더 잃어버린 것이 아니다. 시대와 환경에 맞게 도덕이나 예절 혹은 믿음이 변한 것이다.

제사상에 올려지는 "전"이 문제가 아니다. 핵심의 과연 제사라는 형식이 작금의 시대와 미래의 시대에 적합한 형식인가이다. 물론 "전"이라는 음식이 다른 음식으로 대체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그렇다면 "전"이라는 음식이 다른 음식으로 바뀐 다음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시대가 변함에 따라 끊임없이 음식의 종류만 바뀌면 문제가 없는 것일까?

농경시대에 유효했을 방식이 전통이란 이름으로 아주 먼 미래에 존재할 수 있을까? 아마 다른 형태의 방식이 나타나겠지...

상투와 갓을 쓰지 않으면 인간이 멸종하고, 도덕과 예절이 사라지면, 천지가 무너지며 나라가 망한다고 믿었던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는지를 돌아보면 이미 답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닐까?
 
제사뿐 아니라 조상이니, 벌초니, 가문이니, 족보니, 혈통이니 하는 대부분의 유교주의 문화는 점차 사라질 것이지만.. 아마 나라가 망하지도, 인간이 멸종하지도, 예절이나 도덕이 무너지지도 않을 것이다. 새로운 시대와 환경에서는 새로운 관념과 믿음이 등장하여 기존의 낡고 오래된 관념과 믿음을 대체할 뿐이다.




시대의 흐름과 변화는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다.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되고 멸종한다는 자연법칙은 지구가 사라져도 아마 유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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