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품 안 돼요...
민주주의는 신중한 생각과 숙고를 통해 자발적으로 선택한 결과의 (일정 기간 내) 반품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반품이 100% 불가능은 아니지만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다. 민주주의는 스스로 선택한 결과에 대해서 (일정 기간 동안) 선택 주체에게 책임질 것을 요구한다. 마음에 안 든다고 손바닥 뒤집듯 쉽게 반품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그러한 민주주의 시스템의 속성을 잘 알고, 애초에 선택할 때 잘 선택하기 위해 많은 생각,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 그래야 좋은 선택, 올바른 선택, 합리적 선택,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니 한두 번 잘 못 선택할 수 있다고 하지만... 반복적으로 잘 못 선택하는 것은 선택자에게 문제가 있다고 봐야겠다. 언제까지 잘 못 선택한 자기반성은 없고, 결과물 탓만 할 것인가.
한때, 독재자가 물러나고, 민주화가 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쉽게, 두려움 없이 더 많은 것을 보고 듣고 읽고 생각하고 말할 수 있음으로 현명한 사람들이 더 많아질 것이고, 더 현명한 선택을 할 것이고, 그리하여 사회는 더욱 진화하고 발전할 것으로 믿었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믿음은 세상을 모르는 한낱 20대 애숭이의 순진한 망상에 불과했음을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알게 되었다.
비록 그때를 후회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한 믿음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희미해져 가고, 사라져 가는 것 같은 작금의 꼬락서니를 보면 솔직히 아쉬운 건 사실이다.
하나, 세상이 그렇게 흘러가고, 시대가, 사람들이 그리 되어가는 것을 한낱 필부가 어쩌 막을 수 있겠는가...? 이제는 어설픈 이상주의와 순진한 망상에서 벗어나... 그저 시류에 편승하며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 변해가는 세상과 시대와 사람들과 함께 흘러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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