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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10, 2023

위선자 보다 악당이 낮다...?

 


위 문장을 보면서 문득 예전에 누가 했던 얘기가 떠올랐다.

“가난하게 태어났는데 그걸 내세우는 사람들 정말 싫다.

가난하면 맺힌 게 많다. 그런데 그들은 그걸 이용한다. 정말 치졸하다”

https://blog.naver.com/parangbee/222720444125

얼핏 들으면, 위 유현준의 말(혹은 생각)이 맞는 말처럼 들린다. 아니, 일부는 맞는 말일 수 있다. 하지만 좀 더 생각해 보면... "위선자 보다 악당이 낮다" 혹은 "악당 보다 위선자가 더 나쁘다"라는 식의 말은 '악'이 '선'을 공격할 때 사용하는 논리와 매우 유사하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도 과거에는 위선자들을 싫어했다. 물론 지금도 그리 좋게 보지는 않는다. 하지만, "위선자 보다 악당이 낮다" 혹은 "악당 보다 위선자가 더 나쁘다"라고 말하는 주장은 좀 동의하기 어렵다.

'악'은 대놓고 '악'을 저지르니 욕이라도 먹는데 위선자 '악'을 저질러도 욕을 먹지 않는다는 것인가? 위선자도 욕을 먹는다. 다만, 그 욕먹음이 악이 먹는 욕과 다를 뿐이다.

'악인'은 악을 행함에 있어 '선'을 완전히 배제하고 '악'을 수행한다. 즉, 악인에게는 '선'의 개념, 인식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반면, 위선자는 '악'을 행함에 있어 '악'을 숨기고 위선적으로 '선'을 행하다는 측면에서 위선자는 적어도 '선'과 '악'의 개념, 인식을 가지고 있다. 즉, 자신의 위선적 행위가 선에 위배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악당은 위선자 보다 더 악질이다. 왜냐하면 악당들은 "악한 짓을 하면서 실은 자기네들이 어느 정도는 '선'하다고 생각" 하고 있기 때문이다.

https://youtu.be/hU6tz7r__n8

"유정아, 고모는... 위선자들 싫어하지 않아. 위선을 행한다는 것은 적어도 선한 게 뭔지 감은 잡고 있는 거야. 깊은 내면에서 그들은 자기들이 보이는 것 만큼 훌륭하지 못하다는 걸 알아. 의식하든 안 하든 말이야. 그래서 고모는 그런 사람들 안 싫어해. 죽는 날 까지 자기 자신 이외에 아무에게도 자기가 위선자라는 걸 들키지 않으면 그건 성공한 인생이라고도 생각해. 고모가 정말 싫어하는 사람은 위악을 떠는 사람들이야. 그들은 남에게 악한 짓을 하면서 실은 자기네들이 실은 어느 정도는 선하다고 생각하고 있어. 위악을 떠는 그 순간에도 남들이 실은 자기들의 속마음이 착하다는 것을 알아주기를 바래. 그 사람들은 실은 위선자들보다 더 교만하고 더 가엾어..." -출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 공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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