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자 - 권선희
복숭아 값 좋아 잘만 하믄 빚 싹 다 갚겠다캤드만
복숭아 값 좋아 잘만 하믄 빚 싹 다 갚겠다캤드만
자식놈 사고 쳐가 후딱 말아먹고,
집 나간 큰 년 돌아오이 마 셋째 년 나가삐고,
천 날 만 날 소 새끼맨키로 일만 하던 마누라는
수술도 몬하고 죽아삣는데 뒷산 텃밭은
와 인자서 저래 값이 오리노 말이다
***
마지막 문장에서 먹먹해 진다.
투박한 촌로의 사랑(?).. 아니..
이걸 사랑이라고 하기 보다는 情이라고 하는 것이 좋을 듯 싶다.
옛말에 情이 사랑보다 무섭다고 그러던데..
마지막 문장을 읽으면서 살짝 뭔 말인지 알 것도 같다.
근데 정말 팔자가 사나워서 그런 것일까...?
인생은 참 알다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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