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美鬪) - 임보
진달래가 벌에게 당했다고 하니
민들레도 나비에게 당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매화 산수유 복숭아 살구 자두 들이
떼를 지어 ‘나두! 나두! 나두!’
아우성을 쳤다
진달래가 벌에게 당했다고 하니
민들레도 나비에게 당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매화 산수유 복숭아 살구 자두 들이
떼를 지어 ‘나두! 나두! 나두!’
아우성을 쳤다
드디어
벌과 나비들이 얼굴을 싸쥐고
은둔에 들어갔다
벌과 나비들이 얼굴을 싸쥐고
은둔에 들어갔다
그래서 그해
과일나무들은 열매를 못 달고
세상은 깊은 흉년에 빠졌다
과일나무들은 열매를 못 달고
세상은 깊은 흉년에 빠졌다
***
시인의 풍자가 참.. ^^;
어쩌겠는가.. 각자의 선택인 것을..
진달래, 매화, 복숭아, 살구의 선택이건 벌과 나비의 선택이건
모두 존중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세상이 흉년에 빠질지언정 인류가 멸망하지는 않겠지..?
설령 온세상이 흉년에 빠져 결국 세상에서
모든 과일나무가 사라지고 모든 벌과 나비들이 사라진다면
그 역시 선택에 대한 결과일 뿐 어쩔 수 없는 숙명인 것이다.
과일나무가 사라지고 벌과 나비가 사라지면
자연은, 아니 우주는 또 다른 종족을 번성케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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