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10, 2014

똥 찾아가세요 - 권오삼
take back your poo


똥 찾아가세요 - 권오삼

누가 승강기 안에다 똥을 눴다
똥 덩어리가 내 주먹보다 더 컸다
경비실에 가서 이야기했더니 경비 아저씨가 똥을 치웠는지
나중에 보니 똥은 보이지 않고 대신에
승강기 안 게시판에 쪽지 하나가 붙어 있었다
― 경비실에서 알립니다 ―

오늘 어느 분이 승강기 안에다 누렇게 잘 익은 똥 한 덩어리를 빠뜨리고
그냥 내리셨는데, 경비실에서 잘 보관하고 있으니 주인 되는 분은 꼭 찾아가시기 바랍니다.
다음날 궁금해서 물어보니 똥 찾으러 온 사람은 없었다고 했다.
자기 똥은 자기 배 속에 잘 간직하고 있다가 버릴 때가 되면
화장실 변기통에다 버려야 그게 바른생활 사람이다.


***

이 시를 읽고나니 엘리베이터안의 똥을 상상하게 된다. 아..된장..^^*
엄청 더러운 꼬라지 같은데 또 웃기는 시츄에이션이기도 하면서
한편 안스러운 이해가 밀려오는 것 같기도하다.

살다보면 그런적 있기 마련이다.
엄청 마려운데..자리가 허락되지 않을때..
그야말로 하늘이 노래지고 식은땀이 나는 시츄에이션인 것이다.

뒤에서는 당장이라도 비집고 나올기세..
급한김에 가던길 중간에 내린 전철역 화장실은 하필 수리중이다.
지하철 화장실은 급할땐 꼭 수리중 혹은 청소중이다.

이쯤되면 정말 하늘이 노래지기 시작하고 얼굴은 창백해지며
사지가 떨리며 후들거리기 시작한다.
술퍼마신 다음날은 그래서 항상 조심해야 한다.

요즘은 상가건물 2,3층 올라가도 하나같이 철통보안이 잘되있어
화장실문은 주먹만한 자물쇠가 걸려있거나 철문이다.

살다보면 그렇게 빼도박도 못하는
난해한 시츄에이션에 봉착할때가 한 번쯤 있기마련이다.
그러나..언제나 길은 있다. 용기가 없을 뿐이지..
근데 엘리베이터안은 쫌 너무하셨다. ^^;

엘리베이터에 싸질렀을때의 그 개운함을 잊지마라.
어떻게건 버텨지고 살아남아지는 것이다.
근데 엘리베이터는 너무했고..차리라 구석직 후미진 공터를 빌리지 그랬셨어요..

왠만하면 내면에 잘 간직했다가 화장실을 이용하시라.
엉뚱한데 싸지르지 말고.. 왜만하면 바른생활 사람이 되자. ^^;;

너무 쌩까지 말고, 너무 구라치지 말고, 너무 뒤통수치지말고..
너무 양아치 되지말고, 너무 싸구려되지말고, 괴물은 되지말고..
아무리급해도 가릴건 가리자..인간적으로..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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