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페일언하고...위에 소개된 내용의 일부를 살펴보면 대충 이 책이 어떤 책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알려진 것과 같이 이 책은 옥중에서 보낸 서신으로 이루어졌다. 작가의 인생역경을 제외하고..온전히 이 책에 대해서만 보자면..소문과 달리 난 별로였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일단 문체가 내가 싫어하는 문체다. 요컨데 불필요하게 한자단어를 너무 빈번히 사용하고 있다. 물론 작가의 연대를 생각하면 이해 못할 것은 아니지만..암튼 난 그런 옛스러운 뉘앙스의 단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한국어의 단어가 한자로 된 단어들이 많음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렇지만 난 개인적으로 쓸데없이 한문으로 된 단어를 쓰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오히려 의식적으로 한자 단어의 사용의 피하고 한글단어를 사용함으로써 한글의 발전과 진화를 도모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또한 그런 한자단어의 빈번한 사용이 마치 지적허영 혹은 먹물주의를 드러내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둘째, 그로인해 전체적인 문장의 느낌은 차분하였으나 한편 지루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더구나 편지를 묶어 놓은 것이여서, 어떤 주장, 사상, 생각, 깨달음 등에 대해 구체적이거나 명확하게 주장하거나 설득하지 않는다. 어찌보면 그야말로 안부를 묻는 편지의 묶음이라면..대체 안부편지를 왜 읽어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물론 중간중간에 눈여겨 볼만한 것들이 있었지만..책의 량에 비해 그런 경우는 드물었다. 한마디로 꽤 지루하다는 거다.
셋째, 가뭄에 콩나듯 보여지는 몇몇 생각과 깨달음 혹은 사물/환경 등에 대한 묘사 역시 너무 장황하며 소위 미문주의인지는 모르겠으나 전반적으로 문장들이 모두 장황하다.(그 묘사 역시 한자단어를 너무 빈번히 사용함으로 인하여 재미가 급격히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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