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il 2, 2016

아름다운 기억의 서랍


아름다운 기억의 서랍-임철우

왠지 아무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은
그런 저마다의 애잔하고 누추한 기억의 서랍 하나쯤은
누구나 가슴 속에 간직하고 살아가는 법이다.

막상 열어보면 으레 하찮고 대수롭잖은
잡동사니들만 잔뜩 들어있는 것이지만
그 서랍의 주인에겐 하나같이
소중하고 애틋한 세월의 흔적들이다.

이 세상에서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것은
어쩌면 그 사람의 서랍 속 먼지 낀 시간의 흔적들과
꿈, 사랑, 추억의 잡동사니들까지를 함께 소중해하고
또 이해해주는 일이 아닐까.

추억이란 누구에게나 소중한 것이고
그러므로 그걸 지녔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모든 인간은 누구나 소중하고 아름다울 수 있으리라 나는 믿는다.

***

글쎄..추억을 지녔다고
모든 인간이 아름다울 수 있을까..

추억도 어떤 추억이냐가 관건이다.
잔인하고 성처깊은 추억은
인간을 황폐하게 할 뿐이고

하찮고 대수롭잖은
누추한 잡동사니들만 잔뜩 들어있는
추억은 사람을 건조하게 할 뿐이다.

추억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의 대한 태도가
사람을 만든다.

타인의 서랍 속 먼지 낀 시간의 흔적들과
잡동사니들까지를 함께 소중해하고
이해해주는 사람은 그리 많지않다.
그것은 다만 왠지 시인의 희망사항으로만 보인다.
허긴 그래서 희망이고, 시인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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