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y 9, 2016

먼지의 도리..



먼지의 도리-이성미 

자고 일어나면 어제 먼지를 치운 자리에 먼지가 또 있다.


내가 매일 먼지를 물고기 알처럼 낳고 있나.

눈치 챌 수 없을 만큼 조금씩 내 몸이 먼지로 변하고 있나.

어제가 부스러져 먼지가 되었나.
그렇게 오늘도 먼지로 부스러지겠지. 오늘이 끝나면
오늘의 나도 먼지로 부스러지겠지. 나는 하루만큼.

먼지였고.

먼지이다가.
아주 먼지가 되겠지, 너처럼.
죽음 위에도 먼지가 쌓이겠지.
고요 위에도 먼지가 내려앉겠지.


그릇을 닦고 먼지를 버린다. 먼지가 먼지를 치우는 일은 먼지답고.

먼지답게 하루를 보내는 건 먼지의 도리.


***

고상한 척 얘써 갖다 붙여 보지만
따지고 보면.. 나의 일상 혹은 삶이란
딱히 먼지보다 나을 것이 없는 삶인지도 모르겠다.

먼지는 먼지의 도리를 다한다.
근데 사람은, 나는 사람의 도리를
나의 도리를 다하고 있는 것인가..

먼지의 도리란 어찌보면 단순하지만
사람도리와 나의 도리는 왜이리 복잡한 것인지..
개처럼 살고 싶다는 어느 시인의 말처럼
먼지처럼 산고 싶다면 비난받을 일 일까..?

할 수만 있다면
매일 먼지처럼 흩어지는 일상을 사는 것처럼
단순하게 살고 싶다면 그도 나쁘지 않으리...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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