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씨 사망 소식을 보며..
백남기씨 사망 소식을 보면서 한없는 착잡한 느낌이 든다. 2016년 대한민국에서 여전히 시위하다가 죽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말이다.
더 놀라운 것은 백씨 사망 소식과 더블어 시위가 불법, 폭력적이었으니 백씨의 죽음은 인과응보라는 식의 견해(?)를 가진 사람들이 여전히 다수 존재한다는 것이다. 얼핏 보면 맞는 말인 것 같은 착각이 들지만 되새겨 보면 꽤나 저급한 혹은 무매하거나 어리석은 인식 체계가 아닐까 싶다. 물론 사람마다 생각이나 인식의 체계란 것이 다를 수 있지만 보편성과 합리성을 누가 더 갖느냐의 문제겠지만 품격 있는 인식 체계를 갖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가 보다.
기존의 어떤 것을 바꾸려는 어떤 시도는 필연적으로 폭력성을 내포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변화는 기존의 것과 충돌을 통해서만 성취될 수 있고 그 충돌은 폭력적인 것으로 나타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일제시대에 독립운동도 폭력적이였으며 독립을 위한 혹은 부조리와 모순에 대한 저항도 결국 폭력적일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런 까닭에서다. 핵심은 그 폭력적인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그들이 주장하는 혹은 추구하려는 목적이 무엇인가이며 그 목적이 얼마나 정당성과 타당성, 합리성 등을 갖느냐 하는 것이다.
방관자적 입장에 있는 사람들은 기존의 모순과 부조리에 맞서는 폭력을 바라 볼 때 항상 전체와 더블어 왜 그러해야만 하는지에 대해서도 함께 바라봐야 한다. 불법, 폭력시위를 했으니 공권력의 폭력이 정당하는 식의 인식 체계는 너무 단순한 인식 체계다. 아니 작금의 시민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심지어 어리석고 우매한 인식 체계라고 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평화적 시위한다고 기존의 부조리와 모순이 스스로를 반성하고 변화할 만큼 대한민국의 이른바 권력집단은 품격이 있지도 성숙하지도 않다. 그런 집단과 사람들에게 평화적 시위란 그저 개가 짖는 소리쯤으로 인식하는 기존의 권력 혹은 체제 혹은 사람들에게 평화적 시위를 하라는 말은 일종의 비아냥이며 정의롭기를 포기하라는 말과 같다.
과거 독립운동 한답시고(?) 폐가망신한 사람들, 민주화 운동 한답시고(?) 인생 완전히 망가진 혹은 깊은 상처를 갖고 사는 이름있는 혹은 이름 없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권력이나 강자에게 굴종을 일삼으며 삶은 영위해 가는 나와 같은 필부는 그런 그들에게 분명 채무를 지고 있는 것이다. 아니 적어도 면목이라도 없어야 한다. 왜냐하면 지금 내가 누리는, 또는 우리가 누리는 이만큼의 정의와 자유 혹은 민주주의가 결국 그 이름 없는 수많은 사람들의 폭력적(?) 저항에 의해 이룩되어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비유를 하자면 살인이라는 극악의 폭력을 저지른 범죄자라 할지라도 경찰이 그 범죄자를 죽이는 폭력이 정당화될 수는 없듯이 비록 시민의 투쟁이 폭력적이라 할지라도 그 시민들이 그런 폭력적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주장하고 요구하는 것이 정의에 부합 한다면, 타당성과 설득력이 있다면, 한 번쯤 생각해 볼 가치와 이미를 가진다면 이른바 시민을 대변한다는 정치나 공권력은 정도를 넘어서는 방법으로 시민에게 유해를 가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공권력이란 시민에 의해 시민을 보호하라는 임무를 부여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혹자를 이렇게 얘기하면 그럼 폭력시위를 지지한다는 것이냐는 식의 질문을 할지도 모르겠는데.. 본좌가 폭력시위를 지지한다는 해석은 읽는 사람의 인식범주의 협소함으로 인한 해석임으로 언급은 하지 않겠다.
그들이 저급하더라도 우리는 품격있기는 쉽지 않다.
그들은 무엇이 저급한 것이지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2016년 현재.. 시민에 의해 임무를 부여받은 그 어떤 것(공권력이건, 정치권력이건)이 시민위에 존재해야 겠다고 애쓰는 작태를 보게 되는 비극을 경험하게 된 셈이다.
오늘 길을 가다가 우연히 본 백남기씨의 분향소를 보면서 2016년을 살아가는 보잘 것 없는 필부의 한 사람으로서 착잡을 넘어 먹먹한을 느끼게 된다. 작게는 사망하신 분에게, 크게는 여전히 전근대성을 탈피하지 못한 한국이라 사회에.. 그리고 여전히 전근대적인 한국이라는 사회의 일부 구성원들에게 말이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그러한 정부, 그러한 경찰, 그러한 의사 혹은 그러한 사람들을 만들어 낸 것은 나 자신 그리고 우리 자신이다. 저들은 결국 나의 모습이며 우리들의 모습이기도 한 것이다. 나와 우리는 선출을 통해서 혹은 침묵과 방관, 심지어 부와 권력에 대한 무한한 부러움으로 저들은 존경(?)해 온 것에 대한 댓가를 치르는 것인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 사회를 만든 것은 바로 나 자신이며 우리 자신이다.
마지막으로 백씨의 죽음에 대해 이상없다, 문제없다 등의 생각을 가진 몇몇 사람들과 그런 그들에게 동의하는 일부 대중들을 보면서.. 인간에 대한 본질적 존재에 대한 질문들이 생기게 된다. 과연 인간은 무엇으로 존재하는가? 무엇이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것인가? 과연 인간은 '선'한 것인가? 인간은 사랑과 동정 그리고 연민 같은 것을 지닌 존재인가? 의사나 변호사 검사 같은 직업이나 돈의 수입 액수 등이 인간 존재에 대한 기준이 될 수 있는가? 실제로 다수의 사람들은 돈의 액수로 인간 존재를 구분하면서 안그런척 위선적 기만적인가? 돈의 액수로 인간을 구분하지 않는 사람들은 왜 사회 구성원의 다수를 차지하지 못하는가? 등등 수없는 인간과 그 인간이 살아가고 있는 사회라는 것에 대한 본질적 의문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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