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mber 18, 2018

직업의 귀천..? SBS스페셜 실력인가 운인가..?


"나라의 노예들이 너무 풀어졌다"..법무부 인권정책 담당 '막말' 일부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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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땐 소위 공부 잘하는 녀석 모두가 대단한 줄 알았다. 그도 그럴 것이 소위 나이 먹을 사람들이나 거의 모든 선생님이나 부모들은 공부 잘하는 학생을 대단하게 여겼고 대단하게 대했기 때문이었다. 사실 그러한 믿음은 어렸을 때 뿐 아니라 사회생활 초년생 시절까지도 유효한 듯 보였다. 하지만 김기춘이나 우병우 같은 류의 사람들을 보면서 그러한 생각이 항상 옳은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변변한 인간관계와 인간의 고통에 대한 번뇌와 고민 없이 오직 자신의 안위와 영달을 위해 골방에 처박히고 책상 앞에 처박혀 책으로만 사람과 세상을 배운 사람들은 책으로 배운 것이 진리라고 믿고 책 속의 지식이 절대적 진리라고 믿는다. 아마 자신이 알고 있는 그 지식으로 세상에서 일어나는 웬만한 일들이 다 해석될 수 있었으니 그럴 만도 하다.

하지만 그렇게 책으로만 깨달은(?) 혹은 알아버린 지식이나 깨달음은 세상을 이롭게 하기는커녕 거의 대부분 자신에게만 이로운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좀 이견을 가지고 있다. 귀한 직업 천한 직업이 있는 것이 아니라.. 위 글에서 언급되었던 것처럼 단지 시급의 차이가 존재하는 직업들이 있을 뿐이다.
작금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직업마다 시급에 차이가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교수, 변호사, 의사가 더 높은 시급을 받는다고 그런 직업들이 더 귀한 직업이라고 누가 규정하는가? 그리고 더 높은 시급을 받는 직업들이 더 귀한 직업들이라는 그 규정들은 정말 옳은 것인가?

세상에는 변호사도 필요하고 의사도 필요하지만 청소부도 필요하다. 청소부가 변호사 교수 이사 보다 천한 직업이라고 누가 규정하는가? 교수 변호사 의사가 더 귀한 직업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사회적 통념이며 그런 문화, 사회 속에 존재하는 나 "자신"이 그렇다고 믿기 때문인데.. 직업에는 귀천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미래에 어떤 사람이 될지 염려스러운 건 나만의 노파심일까.. 김기춘, 우병우 같은 사람들은 변호사 검사였는데 말이다. 과연 그들은 귀한 직업을 가진, 귀한 사람들이었을까?

시급의 차이에 따라 귀한 직업이 나뉜다는 것은.. 직업을 오직 자본의 시각에서 봐서 그런 것은 아닐까? 물론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주의적 시각은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 않을까. 어떤 직업을 갖던, 어떤 집에서 살던 귀하고 천함을 존재하지 않는다. 직업은 사람만이 갖는 것임으로 직업과 사람을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는 없다.

폐일언하고 직업에 귀천이 있다고 믿는 그 믿음 자체는 타파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모든 각각의 개인은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을 가져야 한다. 직업이 변호사 의사인데 청소부와 대등한 직업으로 치부되는 것이 불쾌하다면 변호사 의사를 안 하면 된다. 누가 억지로 시켜서 변호사 의사가 되는 것이 아니다. 자의로 혹은 타의로 어떤 직업을 선택했건 건 귀한 직업 천한 직업은 없다. 왜냐하면 모든 직업들이 그 시대의 여건과 환경에 꼭 필요한 직업이기 때문이다. 물론 각 직업의 시급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시급이 높다고 귀한 직업은 아니다. 단지 페이(pay)가 좋은 직업일 뿐이다. 그걸 왜 귀한 직업이라고 믿는 이유는 무엇인가?
직업에 귀천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은 대체로 김기춘이나 우병우 같은 류의 사람이 될 가능성이 높거나.. 그것도 아니면 타인을 개, 돼지로 여기거나 노예쯤으로 취급하는 사람이 될 가능성이 높거나.. 그것도 아니면 나는 특별하다고 믿게 되지 않을까 싶다.



사족: 참으로 우연히도 위 글을 쓰고 난 후 SBS스페셜 방송을 보게 됐는데.. 그중 일부 대목에서 왠지 위의 논제(직업의 귀천)와 일맥상통하는 구석이 있는 것 같아서 링크 걸어 본다. 근데.. 지난번 방송 편도 그렇고.. SBS스페셜이란 프로그램은 이런저런 사회적 질문을 던지는 방식 등이 왠지 공감 혹은 동의하고 싶기보다는 뭔가 좀 어색한 느낌이 더 많이 든다. -.-;; 아무래도 난해한 논제를 보편적으로 다루려다 보니 생기는 어색함이 아닐까 싶기는 한데.. 가끔 보면 종종 불편함을 느낄 때가 있다.

암튼 대한민국에서 공무원, 변호사, 의사, 변리사, 연예인, 재벌가 등등... 특정 직업군(혹은 특정 계층)에 있는 사람들이 가지는 특권의식 선민의식 같은 것이 유난히 좀 심하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물론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동양 주의적 문화의 영향도 적지 않을 듯하다. 소위 고등교육(ex: 대학교육)을 받았거나 지적 수준이 좀 있는 사람의 시각/견해에서 본다면 솔직히 그러한 특권의식이나 선민의식을 가지려는 사람들을 보면 좀 웃픈 느낌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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