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bruary 7, 2019

제사 중단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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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블로그를 하면서 제사나 벌초 등.. 소위 말하는 "전통문화" 등에 대해 비판적 글을 올렸던 것이 약 10년 전쯤이었던 것 같다. 그때는 온라인이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나는 제사나 벌초를 하지 말자고 주장했다가.. 조상의 은덕을 모르는 놈, 전통을 무시하는 놈, 예의와 예절을 모르는 호러 자식의 말을 들었었다. 10년 전이면 나이도 어려서 더 욕을 먹었던 것 같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작년 2018년.. 큰 집에 추석 제사 지내러 갔다가.. 작은 아버지 댁에서는 2018년 말부터 제사를 안 지내기로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근데 공교롭게도 그날 하필.. 나의 부친께서도 2018년 추석부터 제사를 안 지내기로 했고 그것을 큰 집에 알리셨다. 그건 순전히 우연이었다.

그와 같은 소식을 접한 친척들은 10년 전과 달리 큰 비난이나 반발은 없었다. 제사를 지내고 싶은 사람은 지내고, 여건이나 형편, 사정 등이 있으니.. 각 집안에서 각자 알아서 판단 결정 실천 하도록 했다. 아마 지난 10년 사이에 사회적, 시대적 환경이나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는 것을 친척들 역시 인식하고 받아 들이고 있는 듯했다. 

그래도 우리 집안 어른들이 과거나 전통이란 것에 맹신하지 않는 "인식능력"과 유연한 사고를 가진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그렇지 않은 집안에서는 여전히 제사를 안지내겠다고 하면 온 집안이 난리나고 소모적 충돌이 일어날 소식이겠지만 말이다. 큰 집에서는 지낼 수 있을 때까지는 계속 제사를 지내겠다고 했다.

솔직히 나는 개인적으로 속으로 약간의 허탈함이 있었다. 10년 전 같은 내가 주장을 했었는데.. 그 땐 집안에서 욕을 바가지로 먹었는데.. 쩝. 역시 모든 것은 타이밍이 중요하다. 같은 말이라고 언제, 어디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상대방이 받아들이고 안 받아들이고 가 결정되는 것 같다.

어쨌거나.. 그렇게 시대와 세대는 변하는 것 같다. 요즘 젊은 애들에게, 그리고 그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는 70,80,90년대의 방식을 강요할 수 없을 것이다. 요즘 아이들이 중년이 되었을 때 세상은 또 얼마나 변해 있을까. 세상의 변화와 흐름은 누구도 막을 수가 없는 모양이다.

제사와 명절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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