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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회는 과거를 거쳐 현재로 그리고 미래로 진화한다. 즉 모든 사회는 전근대적 시대를 거쳐, 근대적, 현대적 사회로 진화를 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낡은 것/오래된 것/전근대적인 것과 새로운 것/근대적, 현대적인 것 사이에 충돌이 발생하게 된다.
진화라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과거 혹은 현재는 과거나 현재에 머무르기를 원하고, 미래는 앞으로 나아가기를 원하는 힘의 경쟁과 투쟁 사이에서 충돌이 생기는 것이다. 혹자는 그러한 힘의 경쟁을 보수와 진보의 투쟁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과거와 미래의 충돌이라고 하거나, 퇴보와 진화의 싸움이라고 명칭 하기도 한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결국 한국 사회 및 거의 모든 인간 사회는 과거나 현재에 머무르기보다는 미래로의 진화를 선택했고, 그 결과로 현재의 대한민국 혹은 다른 많은 사회/국가들이 현재 존재하게 된 것이다. 즉 서로 다른 2개의 힘의 경쟁과 투쟁에서 과거나 현재에 저항하는 힘이 언제나 승리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문제는 그 과정 및 결과에서 나타나는 아이러니이다. 예컨대.. 과거와 미래, 보수와 진보, 전근대와 근대/현대라는 두 세력 간의 투쟁에서 미래/진보/근대 혹은 현대가 쟁취한 승리의 결과를... 반대 세력인 과거/보수/전근대의 잔재를 보유하고 있는 집단/사람과 함께 나누어야 한다는 것이다.
더 큰 아이러니는.. 투쟁에서 패배한 과거/보수/전근대적 집단과 사람들은 자신들이 누리는 현재의 미래/진보/근대 혹은 현대적 결과를 누리기는 하지만 결코 고마워하지 않으면서도.. 자신들 역시 누려야 하는 당연한 권리로 믿고 있다는 것이다. 미래/진보/근대/현대가 투쟁을 통해서 타파했던 반인권, 비민주주의, 반정의에 대해 단 한 번도 과거/보수/전근대의 사람들은 저항하지 않았음에도 말이다.
인권과 민주주의가 유린될 때 보수/과거/전근대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그것에 대해 항의한 적이 없다. 그들은 침묵하거나 반인권 및 비민주주의를 옹호하거나 무관심하게 학업에만 매진하여 대부분의 선량한 사람들 사이에서 더욱 승승장구했다. 그럼에도 진보의 결과물을 그들과 공유해야 하니 이 얼마나 아이러니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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