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24, 2023

그의 다짐...

 지난 대선 직후

'나는 앞으로 5년 어떻게 보낼 것인가'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다.

그때 그렇게 다짐을 했습니다.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겠다

조금 더 환경, 공동체, 공동선에 관심을 가져야겠다.

그러지 못한 세상이 이제 펼쳐질 테니까.

나는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어서 5년 후를 맞이해야겠다.

오늘은 그렇게 보낸 날들이 1년째 되는 날입니다.

다시 한번 다짐합니다.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겠다.

김어준의 다짐이었습니다.

***

똑같은 현상을 경험하고 '그'와 '나'는 전혀 다른 다짐을 했던 모양이다. 사실 나는 다짐이 아니라, 그냥 아무 생각이 없었던 것이었겠지만 말이다. 아무래도 '그'와 나의 간극이, 깊이가, 크기에 큰 차이가 있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절망이나 좌절을 경험하고도 어떤 이는 다짐을 하고, 어떤 사람은 절망을 하거나 자포자기를 한다. 똑같은 사건과 현상을 경험하고도 각자는 자신만의 다짐 혹은 결심을 한다. 스스로 어떤 '길'을 가야 할지 선택하는 것이다.

가야 할 그 '길'은 너무 멀리 있고, 나는 아직 그 길을 걷지 못하고 있다. 그 '길'은 나 같은 '잡인' 따위가 걷기에는 너무 깊고, 따사로운 '길'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나는, 영원히 그 '길'을 걷지 못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그래서 슬퍼졌다. 나는 그 '길'을 걸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그 사실을 알아버린 순간, 그것이 영원한 사실로 굳어질까 두려워진 것이다.

간혹 그 '길'을 걷는 혹은 걷고 있는 사람(들)을 볼 때면 그들과 나 사이에 있는 꽤나 커다란 간극이, 차이가 있음을 깨닫게 된다. 나는 아직 그 '길'을 걸을 만큼 내공이 충분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다. 미안하다. 나에게, 그리고 모든 다른 이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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