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30, 2014

불혹 - 김세완









불혹 - 김세완
절대로 뒤를 돌아보지 말 것.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나서 앞으로 갈 것.
꽃·나무·바다·하늘·애인·햇살 같은 희망적인 어휘는 버리고,
침묵·허무·술잔·절망·이별·권태 같은 쓸쓸한 어휘에 익숙해질 것.
어깨는 바로 펴고 시선은 전방을 향한 채 걸을 것.
닳은 구두 뒤축을 탓하지 말고,
한 벌뿐인 양복을 탓하지 말고,
양심을 탓하지 말고,
빈 주머니를 탓하지 말고 가급적 큰 소리로 웃을 것.
그러다가 불면에 잠 못 이루고 남몰래 술잔을 기울이는 밤이면 그때는 뒤를 돌아다볼 것. 

***

읽고나니 왠지 쫌 거시기해지네..
이래저래 뭘해도 폼안나는게 불혹인가 보다.
근데 절대 뒤돌아 보지 말라더니..
남몰래 술잔 기울이는 밤엔 또 뒤돌아 보라고하니..어쩌라는겨~

불혹에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기 힘들 듯.
그때되면 이미 침묵, 허무, 술잔, 절망, 이별, 권태등에 익숙해 질 듯.
불혹지나 이순이 되면 뭐 달라질거 같지만 안달라져유~
그럼 그땐 또 무슨 노래를 부를 것인지..
아마 그때도 불면에 잠 못이루고 홀짝이며 술 빨고 있겠지..

이때나 그때나 마찬가지인 것이 세월이고 인생이고 살아가는 것인 듯..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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