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26, 2014

사랑이란 love is...


입으로 먹고 항문으로 배설하는 것은 생리이며, 결코 인간적이라 할 수 없다.
그에 반해 사랑은 항문으로 먹고 입으로 배설하는 방식에 숙달되는 것이다.
그것을 일방적인 구호나 쇼맨십으로 오해하는 짐승들!

-이성복,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중에서...

***

간혹 잡지 혹은 블로그등에서 "사랑은 xxx 것" 이라는 식으로 규정해 놓은 글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위 글에 대해서는 다시 함 생각해 봐야겠다.

난 기본적으로 작금의 일부 사람들(특히 일부 여성들)이 말하는 그 사랑이란 걸 별로 믿지 않는다. (오해하지 마라. 사랑 자체를 믿지 않는 것이 아니라..일부 사람들에 의해 발음 되어지는 사랑을 말하는 것이다.) 그들이 말하는 혹은 믿는(?) 사랑이란..그들 자신에게 유리할때만 작동하는 이기적 편의주의에 불과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사람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다른 이성에게 사랑을 강요하는 것을 사랑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꽤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건 따지고 보자면 사랑의 본질을 스스로 정당화하는 행태에 지나지 않는다.

가끔 TV나 뉴스를 통해서 이혼한 연예인 혹은 주변의 다른 사람들의 이혼사유가 경제적 이유 때문이라는 것이 드러날때면..사실 조금은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결국 그 이혼의 원인은 돈을 못 벌어다줘서인 셈인데..그것은 한편으로는 달면 삼키고 쓰면 뱉겠다는 마음이 이미 자리잡고 있었던 것 때문에 이혼에 이른 것이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남편이나 부인 혹은 남자나 여자가 돈 벌어 줄때는 사랑이 넘치지만..돈 못벌어주면 그들이 그렇게 입에 달고 살던 그 사랑(?)이런 것은 이내 곧 찬밥이 된다니 이 얼마나 이기적 편의주의란 말인가.

이성복 시인은 사랑은 항문으로 먹고 입으로 배설하는 방식에 익숙해지는 것이라고 했다. 그만큼 사랑이란 것은 어렵다는 것이다. 세상의 어떤 사람이..항문으로 먹고 입으로 배설할 수 있단 말인가? 시인이 말하고싶은 것은..그저 입으로 먹고 항문으로 배설하는 식의 편한 것은 사랑이 아니라는 얘기인 거다.

위의 말은..사랑이란..마치 항문으로 먹고 입으로 배설하는 것처럼 어렵다는 것이고, 노력해야 하는 것이라는 거다. 항문으로 먹고 입으로 배설하는 그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는..말도 안되는 힘겨움과 고통 혹은 인내를 수반하는 것이 사랑이라는 것이다. 즉, 때로는 계산적 합리성의 논리에 반대되는 힘을 가진 것이 사랑이고, 그 불가능함을 가능하게 하리만치 어렵고도 고귀한 것이라는 것이 사랑이란 의미인 것이다. 마치 항문으로 먹고 입으로 배설하는 것처럼 말이다. 즉, 그 불가능함을 가능하게 하려는 마음이 곧 사랑이라는 것이다. 요컨데 배우자가 돈을 못벌어와도, 사고로 병신이 되어도...그런 그 사람을 기쁘게 사랑하는 것이야 말로 진정 사랑이라는 것이다.

"배가 고픔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먹을 것을 아이들에게 먹이는 어머니를 보라. 자신의 아이들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아주 추운 겨울밤 자신이 가진 외투를 애인에게 벗어주고는 이를 부딪치며, 걱정하는 애인에게 “괜찮다”고 말하는 사람을 보라. 자신의 애인을 사랑하기 때문이다."(출처: 강신주 교수)

헌데 사랑을 받기만 하고, 요구하기만 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자신은 연인을 사랑하지 않으면서 사랑을 받기만 하려고도 한다. 돈 못 벌어와도, 사고로 신체가 병신이 되어도 그 사람을 사랑할 수 있을지..세속적인 가치에 길들여진 우리로서는 얼마나 힘든 일인가.

헌데..많은 사람들이 배우자와 헤어지는 이유가 경제적 이유라니..돈 벌어오지 못해서라니..차가 없어서라니..가방을 안사줘서라니..할말이 없을 뿐이다. 점점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사랑을 모르는 동물, 즉 짐승이 되어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무엇인가를 나누어주어서 발생하는 나의 가난이 더 행복 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이해하지도, 인정하지도 받아들이지도 못하고 있다. 물론 나 역시 그런 사람중 하나인 것은 분명하다. 쩝.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