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26, 2014

의자 - 박후기



의자 - 박후기 


당신이 평생 누군가를 기다려야 한다면, 
그것은 죽음밖에 없다 
사형수의 전기傳記는 
의자 위에서 완결되고, 
의자는 언제나 뱃속이 비어 있다 
 
당신은 의자 위에서 
모든 시간을 보내지만, 
의자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의자 위에서 언제나 혼자였으므로, 
당신은 쓸쓸한 것과 
지루한 것의 경계를 모른다 
 
의자는 오늘을 살아가는  
한 사람의 영역이다 
당신의 엉덩이는 
일종의 구름 같은 것이어서 
무거워 보이지만 한없이 
가벼운 고뇌를 누르고 앉아 
오후 내내 의자 위를 떠다닌다 
 
의자는 무릎을 끓지 않는다 
다만, 
무릎 끓고 기도하는 사람의 팔꿈치를 
의자는 기꺼이 받쳐준다 
 
의자는  
당신이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이며 
당신이 숨을 수 있는 가장 깊은 곳이다

***

그럼 하루를 살았다는 건..
결국 의자와 마주 할 시간이 점점 줄어드는 것..
즉, 죽을때와 하루 더 가까워 졌다는 것..^^;

근데 난 매일 무릎 꿇는 것 같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이런저런 잡스러운 것에도 무릎 꿇는다.
아, 난 언제 갑이되 보려나..ㅎㅎ
아마 이승에선 힘들듯..ㅋㅋ

점심시간이다. 배고프다.
난 의자가 아닌 관계로 뱃속이 비면 안된다.
오늘도 의자에 앉아 짬뽕이나 먹어야겠다.

한 끼 때우고나면 하루가 간다.
그럼 의자와 마주할 시간이 또 하루 줄어든 것이겠지..쩝.

그리운 사람과 의자에 앉아 마주하고 싶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