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노포비아 - 정연수
서독 광부를 꿈꾸던 삼촌들 기억나세요?
불쌍해라, 엄마는 하숙비도 없이 재웠잖아요
저는 밥이 아깝다고 눈을 흘겼고
삼촌들은 돈 많이 벌어 갚겠다며 목말을 태워줬지요
1963년, 광부 오백 명 모집에 사만육천 명이 몰린
92 대 1 경쟁률
브로커들이 무슨 벼슬처럼 유세를 떨고
삼촌 하나는 돈만 떼이고
차라리 죽어버리겠다며 몇 며칠 술만 마시다
산판꾼을 따라 나섰지요
장성 탄광촌이 지긋지긋하다며 누님은 서울로 갔지만
동두천도 서울인가, 어른들은 미국 뒷골목이라고 쉬쉬 하대요
십여 년 사이에 팔천 명이 서독 광부 된 걸
남들은 모른다지만 저와 누님까지 어찌 잊겠습니까
누님도 이젠 많이 늙었겠습니다
달러 넘치는 서울, 흑인이 출입할 수 없는 식당도 생겨났다지요
튀기는 표준어인데
누님은 튀기 소리만 들어도 애간장이 튀겨진다 했지요
군대도 갈 수 없는 마이클, 그 녀석도 많이 컸겠습니다.
계간 [다층] 2012, 여름호
***
xenophobia: [명사] 외국인 혐오(증)
작금의 시대에 제노포비아를 보유하시는
튀기를 보면 쉬쉬하시는 어른(?)들이 있다면
전 그냥 그들을 그저 아집을 소유한 어리석은 꼰대쯤으로 치부하고
그들의 그 아집과 제노포비아가 나에게 전염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행여 젊은이들중에 제노포비아를 소유한 자들이 있다면
그냥 그렇게 늙되..부디 아집의 꼰대가 되지는 않기를 바랍니다.
근데 요즘도 혼열아는 군대에 못가나요..??
뜻밖이군요.
안가면 좋기는 한데..어째 찜찜하기는 하군요.
왠지 조금은 스발스러운 꼬라지인 것 같군요.
피부색은 달라도 피는 같은 붉은색입니다.
형식과 허영같은 외형을 중시하는 한쿡사람에게
제노포비아는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 이젠 당연하다고 믿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 대한민쿡이기를 바래봅니다.
보다 다양한 생각들과, 다양한 사람들이 공존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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