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mber 21, 2014

책리뷰-스물아홉 생일, 1년후 죽기로 결심했다.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스물아홉 생일로부터 1년간의 치열한 기록 파견사원으로 일하던 아마리는 혼자만의 우울한 스물아홉 생일을 맞는다. 동네 편의점에서 사온 한 조각...


책소개: 스물아홉 생일로부터 1년간의 치열한 기록. 파견사원으로 일하던 아마리는 혼자만의 우울한 스물아홉 생일을 맞는다. 동네 편의점에서 사온 한 조각의 딸기케이크로 생일 파티를 하고 ‘항상 혼자였으니 괜찮다’고 최면을 걸지만, 바닥에 떨어뜨린 딸기를 먹기 위해 애쓰던 중 무너지고 만다. 변변한 직장도 없고, 애인에게는 버림받았으며, 못생긴 데다 73킬로그램이 넘는 외톨이……. 깜깜한 터널과도 같은 인생에 절망하던 그녀는 자살을 결심하지만, 죽을 용기마저도 내지 못한다.
살아갈 용기도, 죽을 용기도 없는 자신의 모습에 좌절하며 텔레비전 화면에 무심코 시선을 던진 그녀는, 눈앞에 펼쳐진 ‘너무도 아름다운 세계’에 전율을 느낀다. 그곳은 바로 라스베이거스! 난생처음 ‘뭔가를 해보고 싶다’는 간절함과, 가슴 떨리는 설렘을 느낀 그녀는 스스로 1년의 시한부 인생을 선고한다.
‘스물아홉의 마지막 날, 라스베이거스에서 최고로 멋진 순간을 맛본 뒤에 죽는 거야. 내게 주어진 날들은 앞으로 1년이야.’ 그날부터 인생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되고, 돈을 벌기 위해 평소라면 생각도 못한 다양한 직업을 종횡무진하며 죽을힘을 다해 질주하는데..[예스24 제공]

***
이번에 읽은 책은 미생이라는 드라마에서 안영이가 읽고 있던 책이다. 이름하여.."스물아홉 생일, 1년후 죽기로 결심했다" 라는 좀 특이한 제목의 책이다. 드라마 미생을 보면서 저 책을 함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읽은 책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렇게 재미있는 책은 진정 오랫만이다. 토요일.. 아침 일찍 빨래와 청소를 마치고 컴질을 하며 책상앞에 앉아 6시간만에 쉬지 않고 단숨에 읽었다. 진정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중간중간에 피식 웃음이 나기도 했고, 순간 울컥 할때도 있었다. 이 책이 실화라는 것도 한 몫했는데..실제라는 것은 픽션에 비하겠는가. 사실 주인공의 경험과 과정에서 왠지 알 수 없는 동지애를 느꼈다.

그 동지애는 아마 나 역시 비슷한 이유와 동기로..그리고 (물론 형태는 다르지만) 비슷한 과정을 통해 객지로 무작정 길을 떠났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였을 것 같다. 주인공인 그녀는 1년을 준비했지만, 내 경우엔 2년을 준비했고, 그녀는 라스베가스에 일주일을 있었지만 난 뉴욕에 8년을 있었다. 생각해 보면.. 나 역시 거의 죽으러가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으니 그녀의 경험에서 어찌 동지애를 느끼지 않을 수 있겠는가..쩝.

책을 읽으면서 솔직히 좀 놀라웠다. 세상에 나와 비슷한 생각과 경험을 한 사람이 있다는 것이 말이다. 나의 지난날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는 생략하기로 하겠지만..암튼 이 책을 읽으면서 세상에는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함을 새삼 깨닫게 된다.

어쨋거나 이 책은 요즘 대한민국에서 유명한 청춘위로 책(ex: 아프니까 청춘이다,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들과는 비교가 안된다고 생각된다. 만약 이런저런 걱정과 패배주의에 빠진 청춘이 있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기를 바란다. 그 어떤 위로와 위안을 주장하는 책보다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 아니 어쩌면 도움이 안될지도 모른다. 스스로 알을 깨려는 사람만이 어떤 동기나 기회 혹은 우연이 찾아왔을때 알을 깨려고 하지만 아예 아무 생각이 없으면 제 아무리 좋은 조언이나 경험담도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알이란 자기 자신에 대한 성찰이며 인식을 말한다. 지금 어떤 모습을 하고 있건..스스로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잠시라도 볼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분명 도움이 될 것 같다.

살아가면서 딱 한 번..온전히 스스로의 생각과 결정으로 어떤 목표를 세우고..또 그것을 (실패건 성공이건) 경험했던 사람이라면.. 그녀가 라스베가스에 가기위해 준비했던 시간들, 그리고 라스베가스에서 경험했던 그 어떤 것에 꽤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의 책이다. 물론 지금은 세월이 많이 지나서 예전에 경험했던 그 설명할 수 없는 "느낌"의 약발이 (특히 대한민국에서) 많이 떨어지기도 했지만..여전히 살아가는 어떤 격려가 되는 것은 사실이다.(개인적 추측이지만..나의 그 약발이 몇년 남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쩝.)

암튼 난 대단히 재미있게 읽었다. 일반인의 경험을 실화로 써 놓은 것이고, 작가 역시 일반이이여서 이야기가 속도감도 있고, 에피소드도 다양하고 생생하며, 글을 쉽게 써 놓아서 더욱 읽기가 좋았다. 이런걸 소설로 썼다면 재미가 엄청 떨어졌을 것 같다.(우선 잿빛하늘이 어떻다는 둥, 방안의 색깔이 어떻다는 식의 페이지 채우려는 듯한 쓸데없는 장황한 묘사가 없다.) 개인적으로 10점만점에 9.9점이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 라는 책하고는 쨉이 안된다고 본다.^^
​사족: 결말에 그녀가 죽지는 않는다. 라스베가스에서 게임을 하는 것이 목표였던 그녀는 게임이 끝나고..무언가 깨달아 평범한 삶을 이어고..(그냥 라스베가스에 가서 게임하는 것이 그녀의 목표였다. 특별한 이유 같은 건 없다.) 그녀는 현재 어떤 외국기업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이 결말이다.
 라스베가스에서 그녀가 무엇을 느꼈는지는 글이나 말로써는 설명이 좀 어렵고.. 직접 경험해 봐야 알 수 있는 것이다.(책에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지는 않다.) 그럼으로 뭐가 됐건 어떤 것이 되었건.. 목표를 정하고..일단 실천하고 경험해 보기를 바란다. 하찮은 것(?)이라도 상관없다. 좌절과 절망에게 필요한 것은 거창하고 거대한 목표가 아니라..사소한 것이라도 직접 경혐해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니깐..쩝. 목표 이후는 생각할 필요가 없다. 지금 당장은 그 목표자체가 존재한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니까..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