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 정정지
거미줄에 걸린 잠자리를 보았다
잠자리는 혼신의 힘을 다 해
거미줄을 흔들고 있었다
타의에 의해 생이 끝나려는 자와
드디어 차려진 식탁 앞에서
만찬을 즐기려 의자에 앉은 자
누구 손을 들어 줄 것인가
잠자리를 날려 보냈다
그날 내내
며칠을 굶었을지도 모르는 거미가
눈에 밟혔다
***
어디서 봤더라..
산다는 건 누군가를 죽이는 것이라고 했다.
어디서 봤더라..
자본주의는 본래 내가 이익을 얻으면
어디서 누군가는
그만큼의 손해를 입게되는 시스템이라고 한다.
꼴찌를 면하기 위해
살기위해
살아남기위해
우린 거미줄을 치고
또 누군가는 혼신의 힘으로
그 거미줄을 흔든다.
거미와 잠자리는
그들의 삶을 선택하는 것일까
아니면 운명인 것일까..
거미와 잠자리는 바로 우리들 자신이다.
우린 때때로 잠자리였다가
누군가에게는 거미가 되기도 하고
거미였다가 거미줄에 걸린 잠자리가 되기도 한다.
자리가 바뀌지 않으면 풍경을 볼 수 없는 것인가..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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