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들 연애, 결혼, 이혼 등이 방송전파 타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왠만하면 그냥 무시하는 편인데.. 이 프로그램은 보면서 좀 갑갑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 것도 방송이란 형태로 전파를 탄다는 것이 좀 웃겨 보이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재미있어하는 모양이다.
암튼.. 결혼을 했건 안했건 각각의 형태로 그 의미와 가치가 있는 삶일 수 있는 것이지.. 어떤 하나의 형태만이 의미와 가치가 있는 것이라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방송을 보면 꽤 불편했던 것은 마치 결혼하면 정상이고 안하면 비정상이라는 식의 시각인데.. 이는 마치 가족의 구성원이 아빠, 엄마, 아들, 딸, 아빠는 바깥일, 엄마는 집안일 형태는 정상이고 나머지 다른 형태의 모든 가족 구성 및 형태는 비정상, 즉 정상이 아니라고 여기는 그릇된 시각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방송을 보면서 그런 편협한 시각을 강요하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는 좀 불편했다. 그래서 두번 다시 안보게 됐다.^^ 뭐 재미있는 사람들은 재미있게 보겠지만 말이다. 어쨋거나..
부모는 부모대로, 자식은 자식대로 생각의 차이가 존재한다. 각자는 그저 각자의 생각으로 삶을 영위하는 것이 좋다. 부모는 부모의 방식과 가치관으로 자신의 삶을 살면 되며, 자식은 자식의 방식과 가치관으로 삶을 살아가면 된다.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 자신의 세계관과 가치관, 방법으로 상대를 구속하고 속박하려 할 때 비극은 시작된다. 한데 그러한 비극을 자초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아마 아집으로 뭉친 전근대적 마인드과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 아닐까 싶다. 대게 전근대적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대게(전부는 아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다.) 다른 사람의 가치관에, 삶의 방식에 함부로 관여하려 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마치 자신이 믿는 종교를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는 것과 같다. 그로인한 결과에 대한 책임조차 지지 않을꺼면서 말이다.
어떤 가치관과 방식의 삶을 선택하건 정답은 없다. 각자 자신의 선택에 그저 최선을 다하며 삶을 영위할 뿐이다. 부모건 자식이건 자신의 삶에 대한 책임은 스스로 지는 것이다. 부모라는 이름으로 부모가 자식의 삶에 함부로 관여하거나 책임질 수 없듯이 자식이란 이름으로 자식이 부모의 삶에 함부로 관여하거나 책임질 수는 없다. 문제는 다른 사람의 삶을 자신이 책임질 수 있다고 믿는 (전근대적 유교적 봉건적)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에게로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개인적인 생각이기는 하지만.. 동양주의에서 말하는 그 "효"라는 것은 이제 좀 다른 시각으로 새롭게 재해석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 이유중 하나는 아래 EBS동영상을 참조하기 바란다.
개인적으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것 중 하나는.. 소위 부모의 뜻을 따르는 것은 효라는 이름으로 절대 선(善)한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악한 것이라는 믿음 것이다. 그리하여 부모의 뜻을 따르지 않는 모든 사람을 불효라는 이름으로 악인을 만들어 버린다. 이 얼마나 웃기는 넌센스란 말인가. 물론 그것 역시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부모의 뜻을 따르는 것이 (적어도 지금의 시대에는)효는 아니며 또한 항상 선도 아님을 깨달아야 한다. 왜냐하면 부모라고 항상 정의 이거나 절대 善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대한민국에서는 부모는 절대 선이라고 믿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것은 마치 노인이 되면 누구나 현명해지거나 지혜로워진다고 믿는 것과 비슷하다.
현재나 미래시대에 맞지않는 과거 시대의 세계관이나 가치관은 미래 혹은 현재 시대의 가치관과 세계관에 부합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다. 한데 자식이 살아야 할 시대는 과거가 아니라 미래라는 것을 상기해야 한다. 미래를 살아야 하는 사람에게 과거식 세계관과 가치관을 주입하여 얻는 것이라고는 미래를 살아야 하는 사람들의 고통뿐이다. 맞지 않고, 원하지 않는 가치관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해서는 안됨을 깨달아야 하며 자식이건 손자건 부모건 노인이건 각자 하나의 인격주체로서 자신만의 가치관으로 주체적 삶을 살아갈 권리가 있다.
이런 나의 생각이 좀 냉정하다 싶겠지만.. 성인인 한 사람의 인간을 하나의 주체적 인간으로 온전히 인식하지 않는다면 충돌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다 자란 새끼를 떠나 보내는 호랑이처럼 인간은 다른 주체의 정신적 독립을 인정해 주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세상은 계속 변해간다는걸 인정하지 않는 부모와의 마찰은 어쩌면 숙명 같은 것인지 모른다. 소위 그땐 다 그랬다 라는 말이 모든 것에 우선함으로 그 때 그 방식을 따르지 않는 젊은 사람들 또는 그들의 말을 들으려 하지도, 이해해 보려고도 하지않는 것이다.
부모가 배웠고 자식이 못 배웠웠을 경우에 대체로 부모들이 자식을 가르쳐 주고 지도해주고 또 그것이 곧 부모의 역할이기도 하다. 따라서 잘 배운 부모에게서는 못 배운 자식 나오는 일도 드물고 그와 맞물려 가정교육까지 잘 받으면 도덕심 양심 예의 등을 더 잘 습득할 확룰이 높다.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 즉 자식이 더 배웠고 바르게 자란 자식이 부모의 모습에서 자신이 배운 것, 즉 도덕심, 양심, 예의 등에서 벗어난 모습을 부모에게서 봤을때는 얘기가 복잡해 진다. 예를 들어 가정폭력하는 부모, 분노조절 장애가 있는 부모, 혹은 사소한 도덕어김(ex: 새치기, 진상짓 등등)을 당연시 하는 부모의 생각/모습을 바르게 자란 자식이 본다면 자식이 부모에게 무엇이 왜 잘못된 것인지 가르쳐 줄 수도 없고 바로 잡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한 부모 자식간의 관계는 상호 발전이나 화해가 거의 불가능하며 서로에게 고통과 상처를 줄 뿐이며 자식이 부모를 바꾸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적어도 충효라는 동양주의적 사고를 뿌리깊게 가진 한국 사회속에서는 더욱더 그렇다. 아마 그러한 이유로 효(孝) 혹은 충(忠)과 같은 유교적 관념들이 더이상 설득력이 없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EBS 가족의 발견-우리가족 이대로 괜찮을까
20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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