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e 5, 2017

정호승-계단..

계단 - 정호승

올라오면 내려가야한다
한 계단 한 계단 있는 힘을 다해
쉬지않고 끝까지 올라왔으나
올라오면 다시 내려가야 한다
올라오는 계단이 내려가는 계단이다
내려가야 다시 봄 길을 걸을 수 있다

정상은 언제나
어두운 바람이 불고 밤에는 춥다
바람 부는 겨울의 계단 끝에서
사랑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이제 내려가면 강가에 나가
깨끗이 발을 씻고
인생의 눈치도 살피지 말고
세상의 모든 계단을 길로 만들어라

인간이 사랑할 수 있는 일은
지금 내려간 길의 바닥에 있다
***
​정상은 언제나 바람이 불고 춥다.

올라가면 내려가야하고
눈치보지 말고 나만의 길을 만들고​
결국 인간이 사랑할 수 있는 것들은 바닥에 있다.​
허공에 있지 않다는 거지..
근데 요즘은 자꾸 위로만 올라가는 것 같다.
치솟는 물가, 치솟는 고층 아파트
사랑할 수 있는 것은 바닥에 있다는 시인의 말에 울림이 크다.
가끔 시를 읽다보면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시인들은​ 참~ 시야와 사물과 현상을 해석하는 능력이 특별하다고나 할까..^^
시인들이 가난하다지만.. 일부 졸부​들과 비교할 때
시인과 졸부들의 빈부 차이는 꽤나 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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