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y 22, 2017

유시민 - 악플러 대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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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하다보면 악플을 접하게 된다. 필연적인 것이다. 라고 지금은 얘기할 수 있지만 처음 악플러를 접햇을 때의 충격을 아직도 기억한다. 마치 가해자는 잊었겠지만 피해자는 그 기억이 오래도록 남는 것처럼 말이다.
지금은 나도 나름 내공이 쌓여서 그러려니 하지만.. 처음 접한 악플은 꽤나 큰 정신적 충격이었다. 세상에는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함을 생각하면 놀랄 것도 아니지만 "생각"으로써 느끼는 것과 실제 경험했을 때 느끼는 것은 전혀 다른 것어었다. 악플이나 비꼬는 댓글을 봤을 때의 그 열받음이란 비록 잠시라고 할지라도 꽤나 큰 것이었다. 며칠을 온통 그 생각밖에 나지 않았고 열받고 화가 났었다. 내가 특히 놀라웠던 것은.. 악플을 다는 행위에 대해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감각 한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악플러들과는 싸울 가치도 없고, 달래 수 없으며 눈길을 줄 이유도 없고, 극복할 수도 없다는 유시민의 말에 폭풍 공감이다. 악플뿐 아니라 댓글을 통한 어줍지 않은 논쟁도 마찬가지다. 우선 문자로 논쟁을 하는 것은 생산성이 너무 떨어진다. 하나하나 다~ 글로 적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문자가 전달하는 뉘앙스의 한계성과 문자로 인해 발생되는 자의적 상상력은 어떤가. 말과는 큰 차이가 있다. 한마디로 같은 내용이라도.. 문자로 들었을 때와 말로 들었을 때와는 전혀 다른 것이 된다는 거다.
처음 악플러를 만나고 며칠을 심리적 충격을 받았지만.. 며칠의 생각 끝에.. 소위 악플러들과의 문자를 통한 혹은 댓글을 통한 대화(?)란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 곧 깨닫게 되었다. 애초에 그들은 생산적 논쟁이나 깨우침 따위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오직 자신의 감정 배설만이 그들의 즐거움이다. 그 비생산적 놀이에 내가 휘말려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제아무리 합리적 논리적 글이나 주장이라도 악플러들은 제대로 읽지도 듣지도 않으며 깨우치고 알려고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암튼 악플러와의 대화, 논쟁이란 애초에 불가능하다. 따라서 처음부터 아예 무시하고 잊어버리는 것이 상책이다. 괜히 사람 하나 개과천선 시켜보겠다고 어설프게 접근했다가.. 어쩌면 당신이 홧병이 걸리거나 치쳐버리는 지경에 빠질지도 모르니 말이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나를 좋아할 수 없음을 인정해야 한다. 항상 선하고 정의롭고 중립적이어야 한다는 식의 도덕주의적 경건주의적 강박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나도 무릇 다른 평범한 사람들처럼.. 그저  한없이 나약하고 비겁한 필부일 뿐 세상을 바꿀 영웅이나 사회적 지도자도, 지성도 아님을 받아들여야 한다.

가끔 지적 논리가 부재한 사람과 댓글로 말을 주고 받다보면.. 어처구니 없는 황당한 일방적 주장에 종종 대화 의지 자체를 상실하게 되어 글로 대화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 상대는 자신이 마치 논리적 승리를 거둔 듯 의기양양해 하는 경향이 있다. 문제는 그 의기양양함을 보면서 나의 홧병걸림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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