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
***
이건 사는 게 아니다.
쏟아지는 인파 속을 뚫고
전투장에 들어서듯 잰걸음을 재촉하며
하루를 살아내야 하는 건 삶이 아니다.
스마트폰에 코를 처박고
오직 무엇을 입을까,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가질까를 걱정하다
떨고 있는 길고양이에게 눈길 한 번 주는 여유도 없이
잠시 잠깐 지는 노을을 보며 오늘 하루 돌아볼 시간도 없는 삶을 삶이라 할 수 있을까..
그렇게 사는 건 사는 게 아니다.
내가 나를 사는 게 아니라 하루하루를 그저 살아낼 뿐인 거다.
그건 살아도 산 게 아니다.
어제도 오늘도 살아도 산 것이 아닌 하루를 살았다면
내일은 어떤 하루를 살아야 할지 오늘 판단 선택해야 한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