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소원 - 안도현
적막의 포로가 되는 것
궁금한 게 없이 게을러지는 것
아무 이유 없이 걷는 것
햇볕이 슬어놓은 나락 냄새 맡는 것
마른풀처럼 더 이상 뻗지 않는 것
가끔 소낙비 흠씬 맞는 것
혼자 우는 것
울다가 잠자리처럼 임종하는 것
초록을 그리워하지 않는 것
***
나도 자주 멍때리고 싶다
또 가끔 아니 종종 한없이 게을러지고 싶다
이유없이 걷고
마른 풀 냄새도 맏다가
비오면 비에 젖어도 보고
혼자 울기도 하다가
더 이상 초록이지 못함을 슬퍼하지 않고
잠자리처럼 조용히 임종할 수 있다면
그만한 소원성취가 없겠네..
이 가을이 가고나면
이내 곧 겨울이 온다는 것을
이젠 알겠네..
적막의 포로가 되는 것
궁금한 게 없이 게을러지는 것
아무 이유 없이 걷는 것
햇볕이 슬어놓은 나락 냄새 맡는 것
마른풀처럼 더 이상 뻗지 않는 것
가끔 소낙비 흠씬 맞는 것
혼자 우는 것
울다가 잠자리처럼 임종하는 것
초록을 그리워하지 않는 것
***
나도 자주 멍때리고 싶다
또 가끔 아니 종종 한없이 게을러지고 싶다
이유없이 걷고
마른 풀 냄새도 맏다가
비오면 비에 젖어도 보고
혼자 울기도 하다가
더 이상 초록이지 못함을 슬퍼하지 않고
잠자리처럼 조용히 임종할 수 있다면
그만한 소원성취가 없겠네..
이 가을이 가고나면
이내 곧 겨울이 온다는 것을
이젠 알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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