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 22, 2018

영화 1987..​ 선과 악이란.. 선택의 문제란..

가끔 썰전을 보면서.. 꽤 유익하다는 생각을 하는데.. 위 그림은 대단히 난해한 주제에 대한 질문은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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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란 무엇인가, 사람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은 평생 나를 쫒아 다녔음에 여전히 마침표를 찍지 못하고 그림자처럼 나를 바짝 붙어 쫓아오고 있는 중이다. 이젠 마무리를 짓고 마침표를 찍고 싶지만 도무지 쉽지가 않다.

민주주의와 봉건주의/전근대주의 시대 뿐 아니라 사람도 (편의상) '선'과 '악'이라는 측면으로 나누어 생각해 보면.. 선과 악이라는 측면에서 사람은 항상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절대 善한 사람도 없고, 절대 惡한 자도 없다. 물로 아주 간혹 절대 선한 사람과 절대 악한 사람이 있기는 하지만.. 극히 예외적인 경우라면 일단 절대 선과 절대 악한 사람은 없다고 일단은 (편의상) 치부하자.

그리고 각각의 사람들은 자신이 처한 때와 정소에 따라, 또는 여건과 환경에 따라 때로는 선한 모습을, 때로는 악한 모습을 드러낸다. 게다가 선과 악이라는 것에도 각각 정도의 차이가 있어서.. 어떤 사람은 범접하기 힘든 선을 행하지만 어떤 사람은 소소한 선을 행하고, 또 어떤 사람은 도저히 용서되지 않는 악을 자행하고, 또 어떤 사람은 용납될 수도 있는 악을 행하기도 한다.

그래서 인간은 알다가도 모를 존재다. 지극히 선했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악한 사람이 되기도 하고, 혐오스러울 만치 악했던 사람이 어느 순간 선행을 하기도 한다.

인간이란 무엇인지, 사람이란 무엇인지, 나는 사람인지, 아니면 인간인지.. 나는 또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와 같은 질문을 던지고.. 가끔 정의나 선을 말하는 것은.. 일상을 살면서 비록 많은 사소한 악을 일삼더라도 어느 순간 한 번쯤은 선을 수행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그 한 번이 두 번이 되고.. 세 번이 되기를 희망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인간의 삶이란 그렇게 끝없는 고뇌와 번뇌 연속이며 판단과 선택의 연속이다. 어떤 시대 어떤 환경에서는 나의 의지와 다른 선택을 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오랜 시간 누적되는 사소한 순간의 善들이 언젠가 결코 무너질 것 같지 않던 철옹성 같은 惡을 극복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 "오랜 시간"이다. 그 오랜 시간 누적되어 온 선이 악을 넘어서는 그 순간이 오기까지.. 善은 고통을 받고 어떤 사람은 삶 자체를 타인에 의해 완전히 잃기도 한다는 것이다.
아, 그리고.. 이 영화와 유사한 맥락의 영화가 생각났는데.. 아마 브이 포 벤터타 라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 영화 1987의 끝부분에 연희가 광장으로 나서 버스위에 서는 장면은 "그런 다고 세상이 바뀌냐"던 냉소적 평범한 대학생 연희의 새로운 탄생을 의미한다. 이것이 이 영화의 주제가 아닐까 싶다. 즉 기존의 닫힌 알을 깨고 나온 새로운 주체인로서의 연희가 탄생하는 것이다. 알을 깬 주체는 그 이전의 주체와는 전혀 다른 주체가 된다. 알을 깨 본 주체는 안다. 그것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그것은 마치 세계를 두루 경험하고 돌아온 주체, 깨우친 주체와 다르지 않다. (구체성의 변증법)

브이 포 벤터타​

물론 영화 하나 봤다고 지금 당장 알을 깬다거나 영웅이 아님을 슬퍼할 필요는 없다. 다만, 아주 가끔이라도 일상 속에서 생각을 해야 한다. 그래야 어느 순간 알을 깨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는 순간이 온다. 그것이 책을 통해서 일수도 있고, 한 편의 음악이나 영화를 통해서 일수도 있다. 어느 순간이 오면.. 알을 깨고 새로운 세계를 받아 들이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평소에도 아무 생각이 없으면 개 돼지와 다를 것이 없게 되고.. 심지어 자신도 모르는 사이 그릇된 신념과 믿음의 알 속에서 타인의 목숨도 앗아가게 되는 것이다.



그나저나 유시민이 꽤 유해진 것 같다. 예전 청춘이었을 시절이었다면 어림 반 푼어치도 없을 얘기일 텐데..^^ 개인적으로 보기 좋네. 요즘 영화가 인기인데.. 아마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 근대적 관념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다. 1987년에는 빨갱이적 관념이라고 여겼던 것들에 지금의 사람들은 동의를 넘어서 감동을 받지 않는가. 물론 여전히 근대적 민주주의라는 관념을 진보 좌파의 빨갱이적 관념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법조계, 정치계, 경찰, 군대 등등) 곳곳에 여전히 존재하겠지만.. 그런 관념을 가진 사람들은 점차 사라질 것이다.


저와 같은 전근대적 믿음에 빠져 수십년을 살아온 사람들도 2018년 현재 존재한다.
그러나 시대에 부합하지 못하는 ​어리석고 우매한 믿음이란 결국 머지 않아 사라지기 마련이다.

암튼.. 영화 1987에 나오는 "가리워진 길"이라는 노래를 들어 본다. 유재하가 원곡이고 아이유가 부른 것도 있고, 강동원과 김태리가 부른 것도 있지만.. 난 개인적으로 드라마 "미생"에서도 나왔던 불빨간 사춘기가 부른 스타일이 제일 맘에 든다.


강동원 김태리​-가리워진 길

불빤간 사춘기-가리워진 길
https://youtu.be/hbF7j3ZHOrA

그 날이 오면(1989)
https://youtu.be/--mZLgAKlvU

L의 운동화는 집으로 가는 중입니다
https://youtu.be/_8PAa7MI64A

1987년 6월 9일 30년 전 그날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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