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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위에서 말하는 것과 같은 사회의 부조리와 부정부패와 파렴치는 사라지지 않는 것일까? 그것들이 사라지냐 사라지지 못하냐의 결과는 그 사회를 구성하는 다수의 사람들이 결정하는 것이다. 만약 사회를 구성하는 다수의 사람들이 그런 방식-즉 파렴치한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고, 그런 방식에 순응/용인/침묵하고 있다면 사라지지 앉을 것이다. 좀 더 적나라하게 말하자면.. 다수의 사람들이 부조리하고 부정부패하고 파렴치한 방식의 사회를 더 원할 때 부조리와 부정부패와 파렴치가 사라지지 않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공정하고 청렴하고 결백하고 정직해서는 남들 보다 더 많은 돈을 벌고, 더 강력한 권력을 잡고, 더 높은 지위에 오르기 어렵다.(게다가 인간 사회가 과연 공정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사실상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어쨌거나.. 지금의 사회구조는 기본적으로 경쟁을 해야 하기 구조다. 그래서 더 쉽고 빠르게 남들보다 많이 가지고, 더 높이 오르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부조리하고 합리적이지 않은 파렴치한 방법들을 동원하여 경쟁에서 이기려 하는 것이다. 치열한 경쟁을 회피하고 더 많이 더 높이 가지려고 말이다. 어찌 보면 이유는 꽤 간단하다.
그보다 더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는.. 현재의 자본주의 사회라는 시스템 자체가 정직, 청렴, 결백하게 살기 어렵다는데 있다. 왜냐하면 자본주의 사회의 근간 중 하나가 바로 '경쟁'이기 때문이다. 왜 경쟁하는가? 남들 보다 많이, 좋은 것을 쟁취하기 위해서다. 거기에 인간의 (물질 혹은 비물질에 대한) 욕망이 추가 된다. 누가 더 많이 가지느냐에 따라 인간에 대한 인식과 태도가 변한다. 누가 감히 아니라고 단정 지을 수 있단 말인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 보다 돈 잘 벌고 싶어 하고, 남들 보다 좋은 집, 좋은 차, 나은 위치에 오르고 싶어 한다. 그러다 보니 '나'는 언제나 다른 사람 보다 더 많은 그 무엇을 갖고 싶어 하고, 더 얻고 싶어 하며.. 또 그래야 하는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적어도 자본주의 시스템 안에서는 말이다.
그러한 믿음은 사람의 가치관이나 세계관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서로 다른 가치관과 세계관을 가진 사람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삶을 살아간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은 온갖 노력과 신경을 써가며 부와 권력과 지위와 특권을 획득, 축적하려 한다. 하지만 또 어떤 사람은 그저 자연과 유유자적하며 평온한 삶을 사는 것을 선호한다. 어느 쪽이 좋고 나쁘냐가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인생을 살아가는 가치관과 세계관, 인식과 태도의 차이인 것이다. (그런데.. 대체로 그러한 두 개의 서로 다른 가치관과 세계관을 가진 사람들 중에서... 언제나 문제/혼란/분쟁/파렴치 등을 일으키는 사람들은 대부분 '더 많이 가지려는 가치관과 세계관'을 가진 사람들인 것 같다. 남들 보다 더 많이 가지고 싶은 가치와, 세계관, 욕망이 적은 사람들은 대체로 타인과의 문제나 파렴치를 잘 만들지 않는다.)
암튼 다수의 사람들이 공정하게 경쟁하고, 그 결과에 승복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공정하게 경쟁해서는 승리할 것 같지 않은 사람들과 납득할 수준의 공정성에 의한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항상 존재하며 그들은 편법을 사용하여 승리하려는 유혹에 빠지기도 한다.(물론 그러한 유혹에 현혹되지 않는 사람도 있다) 대체 그런 사람들의 그 욕심을 어떻게 통제하고 제거할 수 있단 말인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더 획득하려는 사람들은 언제나 끝없이 나타난다.
결국 선과 악의 끝없는 투쟁으로 비유되는 이 무한 반복은 앞으로도 영원히 계속된다고 봐도 무관하다. 악을 완전히 제거할 방법은 없다. 다만, 다수의 사람들이 어떤 방식의 삶을 살 것인가라는 선택에서 좀 더 선한 방식을 택하기를 바랄 뿐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재의 교육가 사회화 과정 속에는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하거나 고민할 수 있는 영역이 거의 없다. 경쟁으로 인해 오직 점수와 등수에 의한 차등이 존재할 뿐이라서.. 부조리와 부정부패와 파렴치는 아마도 완전히 멸종하지는 않을 것 같다. 안타깝게도 말이다.
아, 그리고 중요한 게 빠졌는데.. 바로 정신적 가치(ex: 작은 것에 만족하는 어떤 심리적 상태 또는 그와 유사한 정신적 상태)에 대한 것과 건강이다. 돈, 집, 차 등등.. 물질적으로 많이 가지려는 이유는 '나'라는 주체가 행복하기 위함인데.. 물질(ex: 돈, 집, 차 등등)의 축적만으로는 행복이 충족되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다. 왜냐하면 물질적 축적에는 '만족'이란 것이 없기 때문이다. 즉 끝없이 물질에 종속되는 것이다. 건강이 좋지 않아도 행복하기 어렵다.
반면 돈이나 부동산 및 동산같은 물질적 축적은 취약하지만 건강하면서 만족이나 작은 것에 감사하는 생각같은 정신적 가치가 높은 가진 사람은 오히려 행복에 더 가깝다. 희얀한 일이지만 대게 그런 것 같다. 왤까? 이유는 잘 모르겠으나.. 어쨌거나 정신적인 측면과 물질적인 측면을 상호보완적으로 서로 균형 있게 추구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삶의 가치관이나 세계관을 어느 한 쪽에 너무 치우치지 않는 것이 좋을 듯 하다. 만약 치우친다면 정신적 가치에 51%로 더 많이 치우치는게 좋다. 물질적 축적에 치우치면 만족을 모르기 때문에.. 끝없이 물질적 축적을 추구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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