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1, 2022

우리는 왜 작은 것, 사소한 것에 더 분노하나..?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저 왕궁 대신에 왕궁의 음탕 대신에

50원짜리 갈비가 기름 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 같은

주인년한테 욕을 하고

옹졸하게 욕을 하고

한번 정정당당하게

붙잡혀간 소설가를 위해서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월남파병에 반대하는

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

20원을 받으러 세 번씩 네 번씩

찾아오는 야경꾼들만 증오하고 있는가

-김수영,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

***

왜 강력 범죄에는 침묵하면서, 경범죄에는 그토록 분노하는 것일까? 왜 (정치인 또는 재벌 등) 큰 도둑에게는 관용적이고, (빈민 또는 서민 등) 작은 도둑에게는 유난히 더 악착같을까? 왜 수천억, 수백억 해쳐먹고 말아 먹는 거악에는 침묵하면서, 몇 백원, 몇 천원의 소악에는 왜 더 악착같이 단죄하려 할까?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 그것은 우리 인간이 본래(?) 작은 것, 사소한 것, 만만한 것 더 쉽게 분노하는 것이 '허용 또는 용납'되기 때문이다.

나보다 더 강한(혹은 큰, 힘센, 더 권력과 자본을 가진) 사람에게 분노하는 것이 쉬울까, 아니면 나보다 약한(혹은 작은, 힘세지 않은, 권력과 자본을 가지지 못한) 사람에게 분노하는 것이 쉬울까?

이건 사회적으로 또는 문화적으로 봤을 때... 지구상 어느 곳에서 건 거의 동일하다. 그런 이유로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소도둑 보다, 바늘도둑에게, 재벌이나 거물 정치인 보다, 만만한 연예이들이나 소시민들에게 더 잔인할 수 있고, 더 악착같을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그러한 인간이 가진 동물적 본성 또는 야만적 문화를 극복하는 것이 교육의 힘이겠지만... 인간이 보유한 동물적 성질은 교육의 힘으로 다져진 인간이 이성을 항상 침범하여 지배하려 하며, 때로는 실제로 지배하는 경우도 있다.

인간의 그 동물적 본능은 우리 DNA에 내재되어 있어서 언제건 (힘들이지 않고) 그 위력을 발휘할 수 있지만, '교육'이란 그 본능을 억누르고 역행하는, 거스르는 것이라서 매우 어렵고 힘들고, 때로는 고통스럽다. 게다가 교육은 수십년의 시간을 들여도 될까말까 하지만, 억눌렸던 인간의 동물적 본능은 단 며칠만에도 되살아날 수 있다.

무단횡단

https://blog.naver.com/parangbee/80211556622

왜 작은 것에 분노하는가

https://blog.naver.com/parangbee/2201264990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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