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각하기에, 나는 내가 그리 감성적인 사람은 아닌 것 같았는데... (요즘은 나도 늙어가기 때문인지) 자꾸만 어린아이처럼 되어가는 듯한 노모와 노부를 볼 때마다, 한편 갑갑하고, 화가 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한없는 슬픔과 서글픔이 밀려온다.
그렇다고 특별히 무슨 대단한 애정 혹은 사랑 때문은 아닌 것 같은데, 갈수록 어린아이 같아지는 노모와 노부가 꽤 낯설고 혼란스럽다.
당신들께서도 언젠가, 아니 머지않은 미래에 돌아가실 것이라 생각하면, 마음에서 설명할 수 없는 마음의 헛헛함이 밀려오는 것이다.
며칠 전에는 노부께서 나중에 자신의 영정사진으로 쓰라며 오래전 찍어두었던 당신의 여권 사진을 건네주었다. 나는 멋쩍게 웃으며 알았다고는 했지만, 물끄러미 건네준 사진을 보고 있자니, 문득 씁쓸하기가 이를 데 없었다. 오래전부터 제대로 된 영정 사진 하나 찍자고 하였으나 극구 거부하셨는데 말이다.
그런 노부모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나는, 종종 슬픔에 잠긴다. 좋고 나쁘고의 문제도 아니고, 애정이 있냐 없냐의 문제도 아닌 것 같은데, 그냥 사람이 나고, 자라고, 늙고, 병들고, 그리하여 결국 죽어 소멸하게 된다는 그 자체가 서글프고 슬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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