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14, 2023

나도 잘 모르겠다

 나도 잘 모르겠다

지금도 마찬가지겠지만 예전에 읽었던 소설의 대부분은 사랑을 주제로 했다. 이래서 사랑, 저래서 사랑이었고, 이런 게 사랑, 저런 게 사랑이라고 했다.

사랑뿐 아니라, '선(善)'과 '의(義)'같은 것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래서 '선'이고, 저래서 '선'이라며, 이런 게 '의', 저런 것이 '의'라고 소위 유명 인사들이나, 옛 성현들의 말이나 금언 따위가 넘쳐났다.

무지하고 단순한 독자였던 나는 그 유명하고 똑똑한(?) 작가들과 성현들이 말하는 그런 게 사랑, 저런 게 사랑이라는 말 따위를 그래서 굳게 믿었다.

한데, 시간과 세월이 지나면서 자의적 타의적으로 경험하게 되는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와 사건과 사고는 그리 단순하지 않았다. 이런 것, 저런 것, 이래서, 저래서라는 전제가 붙지 못하는, 말로 설명하기도 힘든 무엇이 인간과 인간, 사람과 사람 사이에 존재함을 느끼게 된 것이다.

깨닫게 된 것이 아니라, 느꼈다는 것은 여전히 명확히 사랑이 무엇인지, 사람이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인간은 우리가, 아니 내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미묘하고 난해하다. 사람과의 관계도 그렇고, 감정도 그렇고, 느낌도 그렇다.

생각해 보면, 세상만사 대부분이 복잡하고 미묘하고 난해한 것들 투성이다. 어느 것 하나 단순하고 심플한 것이 없다. 그래서 더 헛갈리고, 더 모르겠다.

사랑뿐 아니라, 산다는 것뿐 아니라, 세상사, 인간사의 대부분이

이것도 저것도 아니면 대체 뭘까?라는 질문에 명확한 답 혹은 정의를 내릴 수 없는 것이 때로는 답답하고 짜증스럽기까지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렇게 오늘도 대충 수습이 안되는 질문과 의문을 남긴 채 또 하루를 살아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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