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mber 22, 2025

다행 - 유정화 2023 시민공모작

 [다행] - 유정화 (2023 시민공모작)

가난한 셋방살이

돈 벌러 나간 부모 대신

옥상에 빨래를 널던 남매에게

집주인이 건넨 초코파이 한 박스

성적보다 안부를 물어주던 선생님

터무니없는 꿈도 함께 꿔주던 친구들

낯선 도시 길을 알려준 타인들

유독 힘겹던 하루 누군가 비워둔 자리

차창 밖으로 비처럼 쏟아지던 노을

나는 불행 중 수많은 다행으로 자랐다.


돌이켜 보면 나도

그 많던 불행 중... 그 보다 더 많은 다행으로

아마 이곳까지 왔을 것이다.

내가 그렇듯...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마도

그 수많은 다행을 잊고 지낼듯 하다.

그래... 생각해 보면...

우린 항상 겸손하고, 감사해야 한다.

그 수많은 '다행'들에게 말이야...

한데 대부분은 제가 잘나서 그런 즐 알지…쩝.

힘겨웠을 누군가의 하루를 위해

나도 자리 하나쯤 비워 둬야겠다.

세상에는 이른바 '고수'들이

너무 많음을 새삼 상기하게 된다.

항상 겸손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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