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 17, 2026

내 스무 살 때 - 장석주

 참 한심했었지, 그땐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고

하는 일마다 실패투성이였지

몸은 비쩍 말랐고

누구 한 사람 나를 거들떠보지 않았지

내 생은 불만으로 부풀어 오르고

조급함으로 헐떡이며 견뎌야만 했던 하루하루는

힘겨웠지, 그때

구멍가게 점원 자리 하나 맡지 못했으니

불안은 나를 수시로 찌르고

미래는 어둡기만 했지

그랬으니 내가 어떻게 알 수

있었을까, 내가

바닷속을 달리는 등 푸른 고등어처럼

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기를 통과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랬으니, 산책의 기쁨도 알지 못했고

밤하늘의 별을 헤아릴 줄도 몰랐고

사랑하는 이에게 [사랑한다]는

따뜻한 말을 건넬 줄도 몰랐지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기는 무지로 흘려보내고

그 뒤의 인생에 대해서는 퉁퉁 부어 화만 냈지


나 스무 살 땐 어떠했는지를 잠시 회상해 본다.

나의 스무 살도 좀 한심했고 조마조마했다. 마치 세상의 종말이라도 온 것처럼 말이다. 그때는 몰랐지만... 돌아보면 얼마나 어설프고 어리석고 우매하고 미숙했던가...? 지금 와 생각하면 조마조마할 것도, 불안불안할 것도 없는 일이 아니었는데, 뭐가 그리 불안했는지. 그땐 내가 뭘 모른다는 것을 몰랐다. -.-;;

그 후 20살을 관통하는 20대는… 이런저런 아르바이트와 술과 군대와 공부와, 말로만 떠드는 나라 걱정과 시국 불만으로 목에 핏대 세우는 일이 많았었다. 사실 지금 와 돌이켜보면 좀 한심하긴 했다. 산책, 밤하늘의 별도 그런 불만과 걱정들 속에 묻히기는 했지만… 그래도 퉁퉁 부어 화만 낸 것은 아니었다.

20대가, 스무 살이… 무슨 대단한 걸 이뤄놓거나 성취하거나 완성하는 때가 아니다. 스무 살이 한심하다고…? 그래도 그때 한심해서, 지금 내가 그나마 한심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기를 무지로 흘려보낸 것이 아니라… 가장 아름다운 시기를 멋모르고 거쳐왔으므로 지금의 내가 존재하며, 지금 지난 시절을 돌아보며 그때를 아쉬워할 수 있는 것이다.

스무 살에, 이십 대에 뭘 이루고 성취하고 완성하은 사람이 몇이나 되나…? 극히 소수의 사람들이 이십 대에, 스무 살에 세상을 변화시킨다. 모든 이십 대가 세상을 바꾸려면 모든 이십 대가, 스무 살들이 ‘아이작 뉴턴’쯤 돼야 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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