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y 11, 2026

여름 - 김수현

 몸에 감기는 모든 공기가

무거웠던 밤

회사에서 해고당한

친구의 등을 말없이 토닥였다

친구는 곧 죽을 매미처럼 울었다.

다리 위로 지나는 자동차 소리에

어디 있는지 모를 풀벌레의 울음은

가끔 묻히긴 했어도

강가 어딘가에서

꿋꿋이 울었다 살아 있다고

빛 하나도 없던 밤

가로등이 깜빡이는

어두운 골목길을 지나며

친구는 누군가의 별이 되겠다고

이 별을 떠났다.

가족도 없는 친구의 자취방에서

달랑 박스 하나를 들고 나왔을 때

친구가 살아 온 인생을 생각했다.

마당에 떨어져 배를 내보이는

매미는 더이상 울지 않았다

세상에 나오기 위해 힘 쏟다

울고만 가는 생을 생각했다.


참 희얀한 일이다. 요즘 들어 '좋은 글'처럼 읽히는 글들이 모두 죽음 혹은 사망과 관련된 주제의 글인 것 같다.

일부러 그런 글들을 찾아보는 것도 아닌데, 정말 우연히 읽게 되는 글들이 모두 누군가의 사망과 관련이 있다.

우린 모두 세상에 나와, 온 힘을 쏟고, 또 울고 웃다가... 결국 허망하게 가는 생을 사는 존재일 뿐이다. 그렇다고 삶이 온전히 허무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무슨 대단한 생도 아니라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래도 지금 현재 살아가는 사람, 살고 있는 사람, 앞으로 살아가야 할 사람들은 온 힘을 쏟으며 살아야 한다. 울고 웃으며 살아야 한다. 인간의 생이 허망하고 덧없다는 말은 이미 살아본 사람들의 회환에 젖은 넋두리일 뿐이니 말이다.

근데... 회사에서 해고 당했다고 너무 슬퍼하지는 말고, 더더욱 죽지는 말 것! (사람마다 생각하고 느끼는 정도가 다르겠지만) 고작 회사에서 해고 당했다고 생을 포기하는 건... 너무 낭만없어 보이고, 좀 모양빠지는 것 같기 때문이다. 살아보면 또 살아지는 것이 생이고 삶이다. 빌어먹을 지언정 한 인생 살아내는 것도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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