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하지만 누를 길 없이 강렬한 세 가지 열정이 내 인생을 지배해 왔으니,
사랑에 대한 갈망, 지식에 대한 탐구욕, 인류의 고통에 대한 참기 힘든 연민이 바로 그것이다."
Three passions, simple but overwhelmingly strong, have governed my life:
the longing for love, the search for knowledge and unbearable pity for the suffering of mankind.
위의 말은 버트런드 러셀이 나이 90이 넘어 쓴 러셀 자서전의 서문에 나오는 첫 문장이라고 한다. 오래전 우연히 접한 그의 이 말은 그후 내 삶의 지표가 되었다.(물론 그것을 잘 지키고 있느냐는 별개로 말이다.) 사랑에 대한 갈망, 지식에 대한 욕구 그리고 인간의 고통에 대한 연민. 아, 이 얼마나 멋있는 말인가.
어쨋거나 한 사람의 좌우명으로 삼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여서..나는 그것을 하나의 좌우명으로 삼았다. 이 말은 그후 매번 이런저런 비인간적 사회현상이나 사건들 혹은 양아치같은 사람들을 보면서 내가 가장 먼저 떠올리는 말이 되었다. 특히 비정규직이나 알바생들의 임금문제 혹은 청소아줌마들의 소식을 뉴스등을 통해서 접할때 또는 불의를 보고 저항하다가 범법자가 되는 황당한 사건들을 볼때 떠올리는 말이기도 하다.
인간(즉 타인)의 고통에 대한 연민이 없는 지식 혹은 자본 또는 권력이란 그야말로 쓰레기에 지나지 않으며 사회의 암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누구 말처럼 러셀의 이 말을 듣고 감동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삶을 좀 더 진지하게 살아봐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것이다.
나는 이런류의 좌우명이..자신은 얼마나 그 좌우명대로 살아가고 있냐는 결과만을 따지자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비록 당장은 부족하고 실현하고 있지는 못하더라도 그렇게 살아가고자 노력하는 것 자체로 인간다울 수 있다고 믿는다. 인간의 삶이 손익으로만 계산된다면 나를 포함한 모든 개인의 인간존엄은 아마 오래전에 개차반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손익계산 이외의 그 어떤 존엄이 존재하며 그 보이지 않는 존엄은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가치다.
요즘 모대학에서 벌어지는 청소아줌마들과 총학생회장이란 사람의 발언이 사람들 사이에서 몰매를 맞고 있는 모양이다. 고통에 대한 그들의 저항이 잠시 공부에 방해될 수도 있겠지만..그 저항이 다른 한 사람의 공부에 어떤 결정적 영향을 미치리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게다가 타인의 고통에 대한 연민이 없는 공부란 대체 무슨 공부인지 궁금해진다. 인간에 대한 연민이 없는 지식은 향후 인간을 죽이는 흉기에 지나지 않으며 아무런 연민없이 그 지식을 사용하는 사람은 미필적고의에 의한 살인일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상상도 하게된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은 인간이 그저 먹고 싸는 동물이기 때문이 아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은 인간이 동물과 달리 스스로와 타인을 존중하고 염려하고 배려하기 때문이다. 어떤 인간이 될것인가는 암기에 의해서는 해답을 찾기 어렵다.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는 길은 끝없이 스스로를 깨우치고 반성하려는 과정속에 찾아오는 일종의 깨달음이며 우연히 찾아오는 행운 같은 것이다.
작금에 들려오는 청소아줌다들과 그와 관련한 이해관계자들간의 이런저런 행태를 보면서..부디 지식을 흉기로 사용하지 않기를 바란다. 지식은 자본이나 권력의 획득이나 남용을 위한 도구가 아니기를 바래본다.
솔직히..뉴스등의 보도를 통해본 청소아줌마들의 현실적 근무환경이나 여건을 보면..인간적으로 좀 너무한다 싶은 생각이 안들 수가 없다. 우리 인간되기도 힘들지만..왠만하면 동물은 되지 말자는 말을 안할 수가 없는 것이다.(특히 용역업체들..차라리 거지 X구멍에서 콩나물 대가리를 뽑아 먹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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