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27, 2014

저작권법에 떨어지는 꽃잎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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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단상]저작권법에 떨어지는 꽃잎들. 부산일보. 박종호기자

"블로그의 시를 모두 비공개로 묶었다. 좋아하는 소설, 드라마, 세상 이야기를 스스로 봉인했다. 그렇게 하고 나니 내가 없어졌다. 나는 사라졌다." "드라마를 통째로 올린 것도 아니고 딱 한 장면 캡처해 올렸을 뿐인데 그걸로 고소가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소녀시대의 노래를 따라하는 조카가 귀여워서 동영상을 올렸는데 그게 불법이라네요."

지난달 23일 개정 저작권법이 시행된 이후 네티즌들은 스스로 재갈을 물고 기둥에 몸을 묶고 있다. 그리고 언제쯤 이 짙은 먹구름이 폭풍우가 되어 몰아닥칠지 걱정이 태산이다. 폭풍우의 조짐인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블로그에 사진 하나, 혹은 오래된 팝송 한 곡 올렸다가 어느 날 갑자기 날아온 고소장으로 합의금을 100만원 가까이 냈다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

드라마 속의 명 대사, 책 속의 인상적인 글귀를 올려도(보도, 비평, 교육, 연구 등의 목적이 아니면) 저작권 침해이다. 노래 가사도 작사가의 허락을 받고 올려야 한다. 시를 소개하던 블로그가 가장 먼저 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 어떤 블로거는 "꽃잎이 뚝뚝 떨어지는 것 같다"고 눈물을 흘렸다.

한 시인은 "블로그에 시를 올리면 왜 안 되는데? 나는 블로그든 카페든 사람들이 시를 읽어주는 것만 해도 감사한데, 이게 창작자로서 자존심 없는 태도라고 생각하지 않는데…"라고 말했다. 거센 바람은 가냘픈 시인을 더욱 움츠리게 만든다. 원저작자의 고소가 없어도 누구나 신고를 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이미 '알바'를 두고 무작위로 찾아내서 무더기로 신고해 합의금을 뜯는 법률대행소가 성행하고 있다.

이 모든 희생은 창작자를 위해서란다. 창작자에 대한 경제적 보상이 창작의 유발동기가 되어 다양한 문화를 즐기고 활성화할 수 있는 장치란다. 마음에 들지 않지만 대의를 생각해 이해하려고 애를 썼다. 하지만 '동방신기'의 세 멤버가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냈다는 4일자 신문을 보고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확실하게 들었다. 이들은 전속계약 15년에 음반 판매 때 벌어들인 전체 돈의 0.4∼1%만 받는 노예계약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저작권법 최대 수혜주의 하나로 꼽혀 주식시장에서 그 주가가 급등했다. 재주는 누가 넘고 돈은 누가 버는가.

과연 지금의 저작권법은 누구를 위해서 개정된 걸까? 인도의 사회학자 이크발의 이야기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지적재산권의 제도화로 개인 창작자의 이득은 거대 기업의 이익으로 대체된다. 오늘날 대부분의 창작자는 지적재산으로부터 이익을 얻지 못한다. 오히려 무시되거나 착취당한다. 기업이나 정부에 고용된 이들이 보호할 만한 가치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을 때, 그것은 해당 조직의 저작이나 특허가 된다."

원소스 멀티유스(One Source Multi-Use), 무한재생산의 인터넷 게시판 문화는 주류문화를 비틀고 재편하는 발칙한 상상력을 지녔다. 문화 향유자들은 스스로가 2차 창작물을 만들고 즐길 권리가 있다. 그런데 경제적 가치로만 산정된 '개정 저작권'이 문화 향유자의 권리를 지나치게 침해하고 있다. 창작자의 권리와 향유자의 권리가 균등하게 유지될 때에 문화가 발전할 수 있다는 걸 모르는가?

네티즌 '치쿠군'은 "네티즌은 그저 외양간에 갇혀서 주는 여물만 먹는 가축 같은 존재가 아니다. 모방하고 재창조해 그 문화를 능동적으로 즐기는 존재다"라고 말했다. 네티즌을 옥죄는 진정한 이유가 따로 있는지 묻고 싶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좋고,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다. 다 알겠는데 우선 사람이 좀 살자. 목을 죄는 이 손 좀 치워라!

***

우선 이글은 부산일보의 저작자 표시 + 비영리 + 변경금지 정책에 따라 가져온 것이여서 저작권에 걸리진 않을 것 같은데도 왠지 찜찜하다. 지난해 개정된 저작권법이 발표됐을 때부터 내내 신경이 쓰였고 최근들어 더욱 신경이 쓰인다. 해서..조만간 퍼오거나 올렸던 타인의 모든 글을 삭제할 생각이며 앞으로는 왠만해서는 시를 올리는 일 따위는 삼가할 생각이다.

저작권의 보호에 대해서는 이해가 가기도 하지만 왠지 찜찜함을 지울수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 찜찜함은 저작자의 보호가 아닌 왠지..네티즌을 옥죄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시, 좋아하는 사진, 그림을 임의로 인용할 수 없다는 건 작금의 인터넷을 통한 문화가 향유되는 방식에 견주어 볼때..무척이나 갑갑한 노릇이지만 어쩌겠는가..법이 그렇다는데..슈발.

그동안 대한국민들은 너무 무지막지하게 퍼날랐던것도 사실이다.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확실히 대한민국에서는 다른 사람의 창작물에 대한 카피행위가 사람들 사이에서 쉽게 용인되는 건 사실인 것 같다. 얼마전에 외국 사이트에서 이런 주제에 대해 토론하는 포럼 같은델 가봤느데..거의 예외없이 인터넷상의 무단복제에 대해서 일반 네티즌들 조차 예외없이 부정적인 것으로 여기는 걸보고..정도에 따라서는 그럴수도 있지라고 여긴..약간 어쩡쩡한 생각을 가졌던 내 의식에 대해 흠짓 했던 적이 있었다.

어쩌면 나 역시 쉽고 저렴하고 안일한 복제에 중독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몇해전 대학가 앞의 엄청난 복사집을 보고 놀라우며서도 원서를 복사 했던 기억도 난다.(근데 인간적으로 책이 너무 비싸다. 그래서 거의 구입하진 않지만 행여 고가의 책을 구입할 일이 있으면 해외에서 직접 구매한다.)

어쨋거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솔직히 내가 잘 받아들이기가 흠든 부분은..내가 댓가를 지불한 문화(예를들어 시..)같은 것에 대한 내 권리 혹은 위의 말처럼 향유의 권리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시집을 구입하거나 돈을 지불하고 노래를 다운 받았다고 하더라도 나는 그것들에 대해서 그 어떤 권리도 없는 셈이다. 시를 인터넷 게시판같은 곳에도 올려서도 안되는 것이다. 요컨데 소비자는 오로지 소비만 자행하라는 말인데..누구말처럼 왠지 외양간에 갇혀서 주는 여물만 먹으라는 것 같다. 된장..

여기서 왠지 욱하는 감정이 생기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그래..저작권..좋다. 그럼 소비자의 권리는 없는겨? 나의 권리는 그 어떤 것도 허용되지 않으면서 무한정 의무만 강요하는 것 같아서..신경질 스러워지는 것이다. 그리고.. 사실 작금의 창작물들이 인터넷을 통해 공유됨으로서 홍보와 부흥되는 측면도 있는데..글구..그럼 정보는 어떻게 공유되야하는겨..쩝.

더블어.. 갠적으로 생기는 궁금증은 모든 방송매체등에서 다루어지는 정보들에 대해서는 과연 저작작의 허락을 받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인터넷 포털사이트도 마찬가지다. 그들이 올리는 그 많은 저작물에 대해서 허락을 받고 그 댓가를 지불하는 것일까. 현실적으로 그게 가능한가..그것이 궁금하다.

암튼.. 이래저래 생각해봐도 아무래도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것 같다. 사실 찜찜하기도 하고..다만, 그 저작권법에 의해 전반적으로다가 좀 더 품격있는 사회를 지향하기를 희망해 볼 수밖에..쩝. 그리고 법적으로라도 법의 적용을 융통성있게 발휘해 주기를 바래본다.

어쨋거나 갑갑하지만 일단은 가져오지 말아야 겠다. 그동안 올렸던 시도, 글도 곧 다 날려버려야쥐..
이젠..오로지 내 글만 써야 겠다. 아, 힘들어진다.

아..슈발. 졸라 힘드네..그동안 올렸던 글에서 퍼왔던 시와 그림 사진 같은 걸 일일이 들어가서 다 지웠다. 근데 링크를 걸어도 안되고, 간추려 요약해서도 안되고, 내가 구입한 책의 일부를 인용해도 안되고..이런것까지 다 원칙적으로는 안되는 거라는데.. 그럼 대체 뭘 어쩌란거야. 슈발.. 아주 환장하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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