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20, 2014

편법공화국 대한민국
expediency



정치에, 청문회에 별 관심은 없지만 민일영 대법관의 청문회와 임명동의안을 보면서 다시 한 번 대한민국에 참담함을 느낀다.

그건 다름아닌 어떤 "대법관"을 선발할 것인가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대법관이란 법집행에서 가장 위에 있는 자이기 때문이며 그것이 갖는 상징성, 그리고 사회적으로 미치게 되는 영향때문이다.

그건 연예인이 미치는 사회적 영향과는 수준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중대성을 갖는다. 법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그 법을 집행하는 자는 무엇인가를 생각해 볼때 작금의 꼬라지는 사뭇 우스운 코메디이며 소위 대한민국의 수준이라는 것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이다.

국회는 민일영 대법관 임명동의안을 257명 중 찬성 169표, 반대 84표로 가결처리 하였다고 한다. 민일영 대법관은 청문회에서 위장전입이 문제되어 말이 많았던 사람인데.. 본인 스스로도 위장전입을 인정하고 사과했지만 그이 임명동의안에 대한 처리소식을 접하면서 씁쓸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일부 사람이 말하는, 그런 것까지 불법성을 따져 대법관의 임명을 저지한다면 대체 임명할 사람이 누가 있겠냐는 주장에 이해는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의 주장을 우선적으로 적용 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그런 주장은 너무나 이율배반적이기 때문이다.

위장전입은 너무나 흔하게 저지르는 편법이여서 이젠 너무나 익숙한 생활용어가 되었고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털어서 먼니나지 않는 사람은 없음으로 넘어가자는 것은 왠지 설득력이 없다. 그저 필부에 지나지 않는다면 모르겠지만 대법관이란 결코 일반 필부와는 분명히 다른 것이다.

위장전입은 일종의 주민등록 법 위반행위다. 주민등록법위반으로 3년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할 정도로 중대한 형사범죄이지만 누구도 이를 공포스럽게 느끼지는 않는다. 공포스럽게 느끼기는 커녕 오히려 융통성이 없게 느껴지는 것이다.

하지만 융통성과 편법은 본질적으로 동일한 뉘앙스를 갖는다. 그리고 대한민국에서는 꼼꼼하게 원칙을 지키려고 하는 것은 융통성없는 어리석은 자로 낙인 찍힌다. 얼마전 취임한 검찰총장 김준규신임 총장을 비롯해 민일영 대법관등 소위 잘나가는 분들에게는 항상 이 위장전입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소위 고위 공직자들의 이런저런 꼬리표에 비하면 위장전입은 그야말로 세발의 피, 그냥 넘어가도 되는, 그야말로 하찮은 것이라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용인하고 싶어 할 만큼 하찮은 범죄가 되었다. 형사 처벌을 받는 것임에도 말이다.

개인적인 단언이지만 아직 많은 대한국민들은 상당히 어리석거나 상당히 무의식적이다. 더 심하게 말하자면 어떤 아이돌 가수가 그랬다는 한국인은 멍청하다는 말이 어쩜 정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불법이 만연한다고 불법을 인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물론 그 불법이 위헌적이냐는 철저히 규정되야 겠지... 예를들어 비유하자면 콜롬비아에서는 마약거래가 판을 치니 마약거래를 인정하자고 들 수는 없는 것이다.

어쨋거나 이번 임명동의안 가결 소식을 접하면서 참으로 씁쓸하지 않을 수 없으며 집권당인 한나라당의 본질성과 그들을 선출한 대한국민들의 수준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주었다. 이렇게 편법이 유야무야 인정되게 되면 하나의 사회에서 범죄적 사회 분위기는 만연하게 되고 결국 뭐가 범죄인지 뭐가 정의인지는 사라지게 된다.

이런 사회속에서 국가청렴도에 대한 소식이 전해질때마다 청렴도를 올리겠다는둥 지랄을 떠는 것이 우스워지며 그리고 대한국민들은 더욱 자신들에게 불리한 소식에는 특히 둔감해하며, 쉽게 잊거나 신포도쯤으로 여기게 될 것이다.

한마디로 앞으로 얼마나 더 잘먹고, 잘입을 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정신적 의식수준은 빈곤해 질 것임에 분명하다. 비록 편법이 일상화 되었더라도, 비록 나 역시 그 편법을 자행하는 필부일지라도 법을 얘기할때 만큼은 그 시각과 방향성은 정의로워야 하고 정당해야 한다. 법이란 이 골때리게 복잡하고, 서로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섥혀있어 뭐가 옳고 그름인지 가려내기 힘든 시대에 기준이 되는 솔로몬의 지혜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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