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18, 2014

나이 먹는 다는 것
getting age


나이를 먹는다는 건 서글픈일이다.
이리저리 생각해봐도 그때 그 발기탱천하던때와 별 달라진게 없는 것도 같은데..
너도나도 세삼스럽게 상기시켜 주신다.
별로 고맙지도 않은 상기시켜주심에 고맙다고 해야하나..

나이가 하나의 굴레로 막강권력을 누리는 대한민국에서는
확실히 이 나이라는게 모든 것의 기준이 되는 것 같다.
뭐를 하든, 어디를 가든, 나이로 거의 모든 것이 구분지어 진다.
젊은 건 젊은데로..늙은 건 늙은데로..나이에 의해 거의 모든 것이 한정된다.

쓰러져 죽은 노인의 죽음조차 주책스러운 행동으로 치부된다는 대목에서는
왠지 섬뜩한 대한민국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보면 늙은 것들이 나이먹음을 벼슬로 아는 것이나
젊은 것들이 나이어림을 빌미로 방정맞은 것이나
나이를 무기 혹은 방패삼는 다는 측면에서 둘은 별 다를게 없는 꼬라지 스러움일 뿐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공허한 말은 너무 상투적이여서 하지 않겠다.
그런 말을 들을때마다 왠지 이율배반적이고, 기만스러워 보일 뿐이다.
인간은 누구나 이기적이지만 이 나이라는 것에서도 마찬가지다.
다들 자신의 나이에만 관대할 뿐이다. 
늙은 것들이 해야할 임무중 하나는 젊은 나이의 어리석음을 이해하고 관대하는 것이라서
나이 먹은 만큼 좀더 인내심과 관대해야 겠지만..그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일년이 지나..또 나이 하나를 먹게 되면서 잠시 나이란 걸 생각해 봤다.
물론 세삼스럽게 상기하는 것이 그리 유쾌한 건 아니다.
수백억년의 우주나이에서 인간의 나이란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가.

글쎄..이쯤되니 어디서도 꿀리지 않을 만큼의 나이가 되었지만
왠지 나이를 들먹이는 건 여전히 불편하고 두렵기까지 하다.
그걸 벼슬로 이용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그 부질없는 짖거리를 무슨 사명감처럼 일깨우고,
스스로 애써 자각하려고하고 그 범주에 가두려는 사람들이 불편하고 두렵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저 각자 알아서 자신의 나이에 대한 폭력을
알아서 대처하고 댓가를 치룰 수 밖에..
지구상에 살면서, 특히 대한민국에 살면서 나이라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이렇게 주절거리는 것도 세삼스러운 주책일뿐이다.
뭔짖을 하던.. 뭔 변명을 갖다붙이던.. 그래서 나이를 먹는 다는 건 참 씁쓸한 것이다.

아, 지금 느꼈던걸 예전에 느꼈었더라면 뭐가 크게 달라 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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