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링크는 한겨례신문의 2010.11.18일자에 실린 안철수씨의 기사다. 안철수씨가 어느 포럼에서 실패에서 배우는 기업 성공의 조건이라는 제목으로 12월초에 어느 포럼에서 강연을 하려는 모양이다. 어쨋거나 그와 관련한 위의 기사를 읽고 이런저런 생각을 함 해봤다.
뭐 안철수씨에 대해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테고..나 역시 그를 꽤나 나름 인정하고 존경하는 사람들중의 하나다. 그의 말이나 주장 혹은 어록이야 너무나 유명한 것이지만..개인적으로 그의 어록은 잘 모겠고..난 그의 스타일이 마음에 든다.
조용하고 차분하고..그러면서도 핵심과 명확한 힘 있는 것 같은..뭐 그런게 좋다. 나는 그가 TV나 토론 혹은 강연에서 침튀기며 열변을 토하거나 주장을 펼치는 것을 보지 못했다. 이런저런 채널을 통해 본 지금까지 그의 모습은 그저 차분하고 담담한듯이 자신의 생각을 말한 뿐인 것 같다. 난 그게 좋다. 자화자찬도 별로 없고, 요란스럽지 않고 거창하게 국격이나 국익이니 민주같은 거창한 수식어를 갖다 붙이지 않고 논리와 합리성을 겸비한 말을 그저 자신의 생각을 설득력 있게 말하는 그 스타일이 좋다. 박경철씨도 좋아하는 걸 보면..내 취향이 어느정도 나타나는 것 같기도 하다. ^^;
암튼..위의 기자중에서 다른 건 그렇다치고..그가 말하는 척박한 한국의 기업환경속에서도 실패 1/10로 를 줄일 수 있는 3가지는 한 번 생각해 볼만한 것 같다. 나는 이 3가지를 해외영업이나 시장개척 혹은 수출이라는 측면에서 생각해 봤다. 그리고 얼마전에 만났던 어느 싸장님같은 분을 비롯 조급성과 체면 혹은 형식주의에 안달하는 일부 경영자분께도 한 번쯤 강의를 들어보라고 권해드리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경영진이나 싸장님들이라면 포럼에 함 참석해 보시기를..골프한 번 안치고 방석집 한 번 안가면 충분히 가실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안철수씨가 말하는 실패를 줄일 수 있는 3가지는.."좋은 사람, 좋은 제품, 점진적 실행"이다.
그는 그 첫째로 좋은 사람을 꼽았다. 더블어 그는 "혼자 창업하지 말고, 2~4명이 함께 하라. 그리고 서로 다른 성격과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하라. 다만, 가치관만은 같은 사람끼리 모이라는 것이였다."라고 조언한다.이는 단지 창업에만 국한되는 조건은 아닐것 같다. 새로운 부서를 만들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고 새로운 영업을 시작하려 할때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선결조건 이기도 하다.
좋은 사람이란 어찌보면 너무나 추상적인 것이여서 그 범주를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렵다. 그럼 좋은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 글쎄..너무 추상적이여서 글로써 한마디로 단정짖기는 힘들다. 그러나 이성과 합리를 겸비한 보통 사람이라면 우리는 소위 좋은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를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다. 주위를 둘러봐라..완벽하지는 않터라도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주위 사람들중에서..친한 친구 혹은 지인중에서 내가 개인적으로 느끼는 좋은 사람, 괜찮은 사람은 서로서로 비슷비슷한 경향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그것도 아니면 내가 자주 들리는 블로그나 까페, 미니홈피는 어떠한가. 대면한적은 없지만 가끔 보는 그들의 글에서 우리는 좋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것 같은 사람을 구분할 수 있지 않은가..
그런측면에서 가치관이 비슷한 사람끼리 모이라는 말은 새겨 둘만한 것 같다. 사람은 누구나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서로 충돌하기도 한다. 하지만 거시적 혹은 넓은 시야를 겸비한 가치관의 소유자는 언제나 냇물의 물이나, 강물의 물이나 결국 하나의 바다로 흐른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어서 서로 다른 물이지만 결국 하나의 물임을 인식하고 있는 사람이지 않을까. 우리는 충분히 소위 좋은 사람을 구분할 수 있는 것이다.
그 다음은 좋은 제품을 꼽았다. "자신이 만들 수 있는 제품을 만들지 말고, 시장과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라. 기술자가 창업할 때, 이를 이루기는 쉽지 않다."
좋은 사람을 찾는 것 만큼이나 좋은 제품을 만들기란 참으로 어려운 문제다. 게다가 시장과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만들기란 더더욱 어렵다. 난 최근의 SSM인가 뭔가하는 소식을 볼때마다 왜 대한민국의 기업과 기업가들이 획기적인 제품을 만들 수 없는지를 단적으로 보는 듯하여 씁쓸하다. 작금의 대한민국의 소위 대기업 재벌들은 돈되는 것만을 추구할 뿐 획기적이거나 그야말로 시장과 소비자가 원하는 것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 보인다. 어찌보면 너무 막연하고 시간과 자본이 엄청나게 소요되는 획기적 제품을 만든다고 삽질하는 것보다 당장 돈 되는 것에 관심을 두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바로 이러한 미시적, 단기적 가치관은 기업 자신들 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가치관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아주 옛날 배추 사재기 한 것에 비하면 최근 대기업들의 SSM의 행태는 좀 더 진화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쪽팔린 일이다. 대기업이 구멍가계 해먹겠다고 덤비는건..근데 이는 단지 대기업만 그런건 아닌것 같다. 많은 기업들..소위 나름 괜찮다는 중견기업들도 당장 영업실적과 이익을 낼 수 있는 것에 집중한다. 년초가 되면 경영자들은 닥달하며 부서마다 구호를 외치고, 사업계획서를 거창하게 만들고 당장 몇달후에 무슨 천지개벽할 영업실적이라도 이루어 낼 것처럼 꾸며지기를 희망하지만..보여주기식으로 뻥튀겨진 계획서는 그야말로 보여진후 쓸모없게 되고..경영진 자신들은 경영하는 기업 자체의 장기적인 비젼계획은 세우질 않는다. 문제는 이러한 단기적 영업실적이나 이익은 금방 그 바닥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좋은 제품은 결코 하루아침에 만들어 지지 않는다. 꾸준하면서도 장기적인 가치관으로 엄청난 인내심을 가져야만 가능한 것이 아닐까 한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지만 말이다.
마지막으로 안철수씨가 꼽은 것이 점진적 실행이다. 그는 더붙이기를 "처음부터 많은 인력과 자금을 투입해, 한 번에 승부를 보려 하지 말라. 우선 한 걸음 나가 보고, 다시 뒤돌아 보고, 그리고 한 명을 충원해 다시 한 걸음 나가보는 일을 반복하라. 이게 엄혹한 환경에서 모험적인 기업활동을 하면서도, 실패 확률을 줄이는 길이다." 라고 말하고 있다.
중복되는 얘기지만 예전에 올렸던 해외영업 이라는 글에서도 누차 말한 부분이기도 하다. 인내심이란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고만고만한 중소기업의 현실에서 시간과 자본의 인내력을 갖기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노력은 해야 한다. 당장의 이익을 위해서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인내심을 갖고 점진적으로 실행 할 수 있는 그 무엇을 추구해야 한다. 그것이 기업의 문화와 가치관을 형성하고, 그 문화와 가치관은 좋은 제품으로 또는 점진적 비젼 혹은 성장으로 드러나게 된다. 그리고 싸장들은 무엇을 하겠다고 생각 좀하고, 생각 했다면..멍때리지 말고 판단하고 결정하고 추진 좀 해라. 판단하지도 않고 결정하지도 않으려고하고..직원에게 판단을 미루고, 행여 그 판단이 잘못되면 직원만 족치지 말고 자기반성 좀 하시길..
물론 안철수씨가 말한 이 3가지 것들은 구현하기가 무척이나 어려운 것이지만..그렇다고 쥐어짜는 양아치식 경영으로 당장의 이익만을 추구한다는 것은 그 생명력이 너무나 짧을 뿐 아니라 기업가나 노동자에게 너무가 가혹한 것이며 처참한 것이다.
어쩔 수 없는 현실적 한계성을 이해하면서도 우리는 소위 믿음이나 희망이란는 것을 버려서는 안된다. 비록 너무 막연하고 현실성이 부족하더라도 그것이 그 가치관과 믿음이 올바른 것이라면 추구할 가치는 충분하다. 비단 기업뿐 아니라 사회 전체 아니 인간 개개인이 이제 스스로 반성함에 게으르지 말아야 한다. 다양한 사람과 다양한 조건들이 상충할 수 있는 길은 찾고자 한다면 충분히 찾아 질 수 있다. 다만 대부분의 기업/개인들은 그것이 귀찮고 번거로워서 포기하는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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