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앤 더 시티 Coffee and the City
커피에 대한 진실(?)에 대한 다큐나 스페셜은 몇년전부터 일년에 한 번씩 꼭 등장하는 것 같다. 아마 몇년전부터 불기시작한 원두커피에 대한 트랜드의 반여이겠지..
그때마다 항상 등장하는 가격에 대한 논쟁. ^^ 단골메뉴처럼 빠지질 않는다. 우선 쓸데없는 잡설은 집어치우고..방송에서도 언급됐지만 관세청 발표에 의한 원두커피 한 잔에 대한 원수수입원가는 130원이다. 거기에 아래 동영상에서 보듯이 이런저런 부자재비용과 유지관리비등을 포함해도 500원쯤 되신다. 그래도 백얼마가 남는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몇천원을 호가한다.
지난번 통큰치킨때 잠시 생각해 본거지만..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적정마진 이라는 단어는 사실 의미가 없음을 생각하게 됨과 동시에 적정마진의 주장이나 요구하는 것 자체가 어찌보면 어불성설이라고 보여지는 측면이 있어 보인다. 만약 어떤 제품이던 비싸다고 생각된다면 안사고, 안사먹으면 된다. 헌데..일부 소비자들은 어떤 특정 제품에 대해서 적정마진을 요구한다. 하지만 제조자 판매자에게 요구되는 소비자의 적정마진요구는 다소 말이 안되는 측면이 있다. 물론 어떤 상품의 종류도 관건이겠다. 또한 공정한 거래를 위한 국가의 관리감독 역시 중요하다.
하지만 소비자의 소위 적정마진 요구는 설득력이 적다. 동영상에서 보듯이 말이다. 커피라는 상품종류의 특이성(?) 때문인지 모르겠지만..단적으로 치킨와 커피를 비교해보면 소비자의 적정마진 어쩌구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다. 어쨋거나 소비자들은 커피값이 비싸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피값을 지불하고 있다.(쫌 이중적이라고 보여지는데..암튼 그렇다.)
방송에서도 나온거지만..관건은 그 제품에 대해서 소비자들이 그 값을 지불할 용의가 있느냐의 문제다. 근데 여기서 소비자의 지불 "용의"에서 그 용의 라는 단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용의라는 단어에는 왠지 주체적인 선택이라고 느껴지지만 좀 더 적나라하게 말하자면 그 소비자의 지불 "용의"는 온전히 주체적 선택이 아닐 수도 있다는 거다.
요컨데 마케팅에 의한 광고로 쇠뇌된 무의식적인 타인의 용의가 반영된 것일 수도 있다는 거다. 예컨데 A라는 초특급 울트라 럭셔리한 커피제품이 있다고 치자. 그리고 그 A라는 커피 한잔의 가격을 십만원이라고 책정했다고 치자. 근데 그 A라는 커피회사가 천문학적 광고와 마케팅등을 동원해서 수년간 그 커피값을 한 잔에 몇십만원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마케팅하고..그리고 그 마케팅이 먹혔다고 치자. 그럼 그 A라는 커피의 가격은 십만원이 되는 것이고, 그것을 십만원주고 사먹는 사람들은 소위 대한민국 0.01%니 어쩌구하면서 그 A라는 커피(혹은 커피브랜드)는 탄생하는 것이다.
만약 어떤 사람이 한 잔에 십만원하는 커피를 사먹는다고..누가 그 사람을 뭐라고 할 수 있겠는가. 본인의 능력이 되고, 지불할 용의가 있다면 사먹는거다. 그것이 비싸니 뭐니 할 필요가 없는거다. 물론 상품의 특성에 따라 다르겠지..커피를 쌀과 동일한 식품군으로 보기는 어려우니까. 만약 쌀이나 감자같은 생필식품류를 커피같은 기호식품과 동일하게 취급할 수는 없는것이지..
암튼 예전에 와인에 대해서도 비슷한 글을 쓴 것 같은데..커피도 마찮가지다. 어떤 커피가 그 값어치를 한다고 특정 소비자가 생각한다면 사먹는거다. 그걸 뭐라고 할 수는 없다. 다만 각자의 선택만이 있을 뿐인데..어떤 선택이 더 지적(?)이고 어떤 선택이 더 럭셔리한지에 대해서는 각자의 판단이다. 난 개인적으로 다른 몇몇 사람들이 말하는 (럭셔리한 혹은 지적인)커피의 가치, 심리적 값어치라는 것을 맹신하지 않을 뿐이고, 소위 더 비싼 커피가 맛있다는 둥, 외국산 커피가 더 맛있다는 둥..커피맛을 운운하는 사람들이 정말 커피맛을 아는 것인지는 솔직히 의문이다.(맛의 미묘한 차이가 있음은 인정하지만 그것이 얼만큼의 가치가 있는지는..글쎄..쩝.)
예전에는 나도 다방커피를 못마셨다. 하지만 일반 사무실에서 원두커피 마시기가 쉽지않고, 다방커피도 마셔보니 편하기도 하고 또 나름 색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아서 먹다보니 걍 적응이 되었다. 이젠 원두커피건, 다방커피건 별로 신경 안쓴다. 근데 내돈 내고 굳이 사먹으라고 한다면 난 걍 자판기 커피 먹겠다. 왜냐하면 작금의 대한민국에서의 원두커피 가격은 내가 생각하는 커피의 가치보다 높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뭐 가끔 원두커피 마실수도 있겠지만..악착같이 원두커피를 마셔야 한다는 맹신은 없다. 원두커피가 좀 더 맛있는 것 같기도 한데..솔직히 커피가 그리 자주 땡기지는 않고..수십가지에 달하는 원두커피도 거의 다 비슷비슷한 맛인 것 같다. 좀 더 맛있는 커피를 마신다고 심리적으로 특별한 가치를 얻지 못하겠고, 다른 다방커피를 마셔도 거의 동일한 만족감을 가지기 때문이다.
근데 갈수록 이런 방송이 많이 나오는걸보니..아무래도 앞으로 커피값이 좀 떨어질 것 같다. 문득 몇주전에 커피숍 오픈했다는 후배가 생각난다. 그렇다고 당장 커피값이 떨어질 것은 아님으로 너무 걱정하지 마라. 아직 대한국민들에게는 커피의 실질적 가치보다는 심리적 가치가 여전히 많이 작용하니깐..비록 그것이 타인에 의해서 만들어진 심리적 가치라고 해도 말이다.
근데 솔직히 어떤 유명 브랜드의 커피를 마신다고 어떤 사람이 더 럭셔리(?) 혹은 지적으로 보이는 건지는 잘모르겠다. 뉴욕거지도 마시는 모 유명 브랜드 커피가 그렇게 세련되고 지적인 럭셔리함을 반영하는지에 대해서는 도무지 모르겠다. 쩝.
갑자기 원두커피가 마시고 싶어지네.. 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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