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17, 2014

나의 가난은
my proverty


나의 가난은 - 천상병

오늘 아침을 다소 행복하다고 생각는 것은
한 잔 커피와 갑 속의 두둑한 담배,
해장을 하고도 버스값이 남았다는 것.
  
오늘 아침을 다소 서럽다고 생각는 것은
잔돈 몇 푼에 조금도 부족이 없어도
내일 아침 일도 걱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난은 내 직업이지만
비쳐오는 이 햇빛에 떳떳할 수가 있는 것은
이 햇빛에도 예금통장은 없을 테니까…
  
나의 과거와 미래
사랑하는 내 아들딸들아,
내 무덤가 무성한 풀섶으로 때론 와서
괴로웠음 그런데로 산 인생 여기 잠들다. 라고,
씽씽 바람 불어라…


***

한 잔의 커피와 한 갑의 두둑한 담배
해장을 하고도 버스 값이 남아서 행복하다고 했던
천상병 시인은 속세의 눈으로 보자면 졸라 무능한 인간이였다.
그것도 아주 무능한 부류에 속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를 티 한 점없는 영혼의 소유자라고 한다.

그를 가장 순결한 영혼의 소유자라고 찬미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가난하면서도 소유가 전부가 아님을 깨달은 사람들 뿐이다.
적어도 그런 자들만이 그를 그렇게 부를 수 있는 최소한의 자격이 있다.

가난을 추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세상에는 필연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이 존재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작금의 자본주의는 더욱 그렇다.
주어진 가난은 피한다고 피해지지도 않는다.
다만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그것과 맞설 뿐이다.

가난하지도 않고 소유가 전부가 아님을 깨닫지 않은 자들은
천상병 시인을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일컬을 자격이 없다.
가난하면서 가난하지 않다고 믿고 자기보다 더 가난한 사람들
비웃는 사람처럼 어리석은 사람은 없다.

그래..이리저리 따져..무능하지 않은 사람 골라서..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껴~

아, 가지지 못한 자들의 가졌다는 착각과
가진 것도 없으면서 놓칠까 염려하는 쓸데없는 공포의 어리석음이여..

가진건 없어도 우리 인간적으로 비쳐오는 햇빛에는 떳떳합시다.
그리하여 마지막 가는길에는 이래저래 괴로웠지만
대충 그럭저럭 산 인생 여기 잠들었노라고
그저 무성한 풀들이 알려 주고 바람이 전해 주는것으로 자족합시다.

없이 살고, 있게 사는게 뭐 그리 대수라고..
천년만년 사는 것도 아니고 죽고나면 다 부질없는걸..
사는게 다 거시기에서 붕알차이지..안그래..아닌가..? 아님말고..쩝. -.-;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