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18, 2014

나른한 단상
sleepy afternoon


알토란 같은 방울 두쪽으로
당당하게 목욕탕에서 옷을 벗고,
복숭아 같은 가슴 두짝으로
보란듯이 해운대에서 선텐을 하고..
젊음은 그 몸둥이 만으로도 아름다운 것이기에
싸가지 없는 젊음도 사뭇 부러운 것인가 보다.

당장 세상이라도 뒤집어 업을 것 같은 젊음은, 그러나
어찌보면 참으로 난해하고 무모하다.
그래서 더 가치있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갈수록 무모한 젊음들은 보기가 힘들어 지고
사심만이 가득한 적나라함 너무 과한 것은 아닌지..
허나, 그 사심가득한 적나라함 마저 그대들의 특권이 아닌가.

누구나 무언가를 숨기고 사심으로 뭉쳐 있는 것이니
누가 누구에게 충고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
누구를 탓하고, 누구 누구에게 예의를 강요하겠는가.
그럴 관심도 오지랖도 없다.
누구나 자기의 방식으로 작업질 할 뿐이다.

젊음은 본래 그런거라고 이해하고
인정할 수밖에 도리가 없다.
정답은 없다. 그러므로, 훈계나 바램따위는
더욱 어불성설이며 주제 넘는 것이다.

단돈 만원으로도 그녀의 입술을 훔치고
마시고 떠들고 흔들고 외치는 사이 젊음은
어느덧 날아갈 것이니 광란의 저녁을 즐기되
부디 육신이 망가지지 않도록, 정신이 황폐화되지 않도록
두루두루 조심하고 경계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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