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18, 2014

겨울나무의 진실
truth of winter tree


겨울나무의 진실-정대구


겨울나무의 진실은

남성적이다.

여자야 어디 견디겠느냐.

사내대장부인 나의 참뜻을 알려거든

설한풍에도 빳빳하게 서 있는

겨울나무를 보아라.

일체의 장식을 떨구어 버리고

가슴팍을 가는 칼질 소리

선명하게 드러내 놓고

버티어 버티어서는 골격

겨울나무의 진실을 보아라.

절제를 보아라.

그 이상 사나이가 무슨 가식이 필요한가.

여자야, 견디겠느냐.

최소한의 표현으로

나는 너에게

살 한 점 붙지 않은

순 뼈로써 말할 뿐이다.



***

요즘은 워낙 남성이 사라진 시대가되놔서
어쩌면 마초적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사내대장부의 참뜻 따윈 작업질엔 전혀 도움되질 않는다.
남들은 사탕발림 뻐꾸기를 잘도 구사한다던데
겨울나무같이 빳빳한 이 사내는 저러다 혼자 딸치는 건 아니신지..
가식도 필요없이 살 한 점 붙지 않은 순 뼈로만 말한다는 이 사내는
아무래도 여성에 길들여지느니 걍 혼자 자위하실 양반인 것 같다.

짐작컨데 안타갑지만 멸종위기에 처한 이 굵직한 남성은
아무래도 오래가지 못할 듯 싶다.

행여 길들여지지 않은 강건하고 순열한 남성을 만나면
길들이지 마시라는 당부가 먹히기엔 세상과 사람들이 너무 변했다.

하지만 모든 것은 변하기 마련이다.
뭐가 옳고 그른지, 뭐가 좋고 나쁜건지 구분하기가 쉽지 않은 요즘..
남성도 여성도 제 갈길 몰라 갈팡질팡인..그저 제 갈길 가는거지뭐..

이렇게 장식도 가식도 떨구고, 선명하게 골격 드러내는 사내도 있고
치장과 허사의 듣기좋은 감언으로 작업하는 사람도 있는거지뭐..
어떤 방식이 더 좋은 방식인지의 선택은 언제나 스스로의 몫이듯
어떤 사람인지를 판단하고 선택하는 것 역시 개인 스스로의 몫이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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