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18, 2014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
want to meet someone


사람-박찬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

생각이 무슨 솔굉이처럼 뭉쳐
팍팍한 사람 말고
해질 무렵
도랑에 휘휘 손 씻고
쉰내 나는 보리밥 한 사발
찬물에 말아 나눌
낯모를 순한 사람

그런 사람 하나쯤 만나고 싶다.



***

초면의 어색함도 덤덤하게 넘기는,
뻘쭘한 침묵도 술안주 삼을 수 있는,
방식과 생각이 극과 극을 치닫지 않는,
의견은 달라도 타인을 존중하는,
의식과 생각의 방식이 솔굉이처럼 팍팍하지 않은,
소박한 산책을 즐기는,
찬물에 말아 놓은 보리밥 한 번쯤 먹어 볼 수 있는,
낯모를 순한 사람.

아, 그런 사람 하나쯤 만나고 싶다.
비오니 좋다.
* 솔굉이 = 표준어: 살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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