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
개인적으로 이 시가 그렇게 임팩트가 있지는 않다.
풀은 민중, 대중, 시민 등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한다.
풀이 누웠다가 일어났다가 하는 것은
민중/대중/시민의 좌절과 쓰러짐..그리고 다시 일어는 저항 등의
다이나믹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도 한다.
시민이건 대중이건 혹은 민중이건 그들은 대부분 눕는다.
강제로 눕힘을 당하기도 하지만 간혹은 스스로 알아서 눕기도 한다.
아주 가끔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는 때가 있기는 하지만
그런 경우는 가뭄에 콩나듯할 뿐이다.
대부분의 "풀"들은 대부분 그저 누워지낸다.
짐짓 훌쩍이기도 하다가
날이 흐리면 풀뿌리를 깊게 묻고 누워지낸다.
그들은 너무 많은 시간은 누워서 지내는 것 같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