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이젠 반주로 마신 몇
잔의 술에도
나른해지는 그럴 시절이
되었다.
항상 그 자리에 있을 것
같던 시간이 참 많이 흘렀다.
막상 뒤돌아 보면 기억나는 것도
기억할 것도 딱히 없는 그런 시간을 살았다.
막상 뒤돌아 보면 기억나는 것도
기억할 것도 딱히 없는 그런 시간을 살았다.
화려한 것도
없고
그렇다고 지루한 것도
없는
술에 술
탄듯 물에 물 탄듯한 삶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특별히 자랑할 것도
없지만
딱히 부끄러울 것도 없는
회색빛깔 인생이었다.
오늘처럼 바람이 불면 바람이 있어
좋았고
바람이
없는 날 힐긋 하늘 바라보면 햇볕이 따듯해서 좋았다.
어릴적 세상을 바꾸고
싶던
아니 바꿀 수 있다고
믿었던
막연한
자신감은 그 지루한 회색의 시간속에
함께 회색빛으로 사그라
들었다.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르듯
아마 난 여전히 지금의
아름을 모르는 듯하다.
언제쯤 철이 들까를
걱정하지 않기로 했다.
일평생 철들기만 고대하며 시간을 보낼 수도 없고
철이 든다고 뭐가 달라진다는 보장도 없어 보였다.
일평생 철들기만 고대하며 시간을 보낼 수도 없고
철이 든다고 뭐가 달라진다는 보장도 없어 보였다.
난 그저 이렇게 회색으로
살다가
세상 하직하더라도
아쉬워하지 않기로 했다.
사람은 누구나 나름의 빛깔로 삶을 살아가는
것이라면
누구는 회색으로, 누구는
붉은 색으로, 또 누구는 흰색으로 살아가겠지..
그러다 더 나이들어 두려울
것도, 미련가질 것도 없는 나이쯤 되면
그땐 미친척 더 철없이 살아보고
싶다.
나이값, 이런저런 책임, 눈치, 체면속에
숨겨두었던
그때 그시절의 무모한 철없음이 다시 살아날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바람에서 봄이
느껴진다.
올 것 같지 않은 봄은
반드시 겨울을 뚫고
온다.
눈 속의 꽃이 다시 피지
않을 것 같지만 꽃은 다시 피듯
누구에게나 또 다른 내일은
찾아오기 마련이다.
걱정을 끓어 않고 있다고
걱정이 해결되는 것도 아닌데
행여 쓸데없는 걱정만
악착같이 끌어안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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