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26, 2019

이철희 불출마 선언 전문을 보며.. 표창원도 불출마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습니다!

조국 얘기로 하루를 시작하고 조국 얘기로 하루를 마감하는 국면이 67일 만에 끝났습니다. 그 동안 우리 정치, 지독하게 모질고 매정했습니다. 상대에 대한 막말과 선동만 있고, 숙의와 타협은 사라졌습니다. 야당만을 탓할 생각은 없습니다. 정치인 모두, 정치권 전체의 책임이지요. 당연히 저의 책임도 있습니다. 부끄럽고 창피합니다. 허나 단언컨대, 이런 정치는 공동체의 해악입니다.

특정 인사에 대해 무조건 안 된다고만 하고 인격모독을 넘어 인격살인까지, 그야말로 죽고 죽이는 무한정쟁의 소재가 된지 오래입니다. 이 또한 지금의 야당만 탓할 일은 아닙니다. 우리도 야당 때 그랬으니까요. 그러나 피장파장이라고 해서 잘못이 바름이 되고, 그대로 둬야 하는 건 아닙니다. 상대를 죽여야 내가 사는 정치는 결국 여야, 국민까지 모두를 패자로 만들뿐입니다.

민주주의는 상호존중과 제도적 자제로 지탱되어왔다는 지적, 다른 무엇보다 민주주의자로 기억되고픈 제게는 참 아프게 다가옵니다. 상호존중은 정치적 상대방을 적이 아니라 공존해야 할 경쟁자로 받아들이는 것이고, 제도적 자제는 제도적 권한을 행사할 때 신중함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의 민주주의는 정치의 상호부정, 검찰의 제도적 방종으로 망가지고 있습니다. 정치가 해답(solution)을 주기는커녕 문제(problem)가 돼버렸습니다. 정치인이 되레 정치를 죽이고, 정치 이슈를 사법으로 끌고 가 그 무능의 알리바이로 삼고 있습니다. 검찰은 가진 칼을 천지사방 마음껏 휘두릅니다. 제 눈의 들보는 외면하고 다른 이의 티끌엔 저승사자처럼 달려듭니다. 급기야 이제는 검찰이 정치적 이슈의 심판까지 자처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저는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을 작정입니다. 국회의원으로 지내면서 어느새 저도 무기력에 길들여지고, 절망에 익숙해졌습니다. 국회의원을 한 번 더 한다고 해서 우리 정치를 바꿔놓을 자신이 없습니다. 멀쩡한 정신을 유지하기조차 버거운 게 솔직한 고백입니다. 처음 품었던 열정도 이미 소진됐습니다. 더 젊고 새로운 사람들이 새롭게 나서서 하는 게 옳은 길이라 판단합니다.

사족 하나. 조국 전 장관이 외롭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그에게 주어졌던 기대와 더불어 불만도 저는 수긍합니다. 그가 성찰할 몫이 결코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개인 욕심 때문에 그 숱한 모욕과 저주를 받으면서 버텨냈다고 보지 않습니다. 그 자리가 그렇게 대단할까요. 검찰개혁의 마중물이 되기 위한 고통스런 인내였다고 믿습니다. 검찰개혁은 꼭 성공해야 합니다.

아직 임기가 제법 남았습니다. 잘 마무리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철희 불출마 선언 전문


***

본 포스팅을 쓰던 있던 중에 표창원의원의 불출마 소식도 나왔다.

표창원 의원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 오랜 고민 끝에 결정

본인의 알아서 판단 선택했겠지... 개인적으로는 그(들)의 판단 선택을 존중하며 그가(혹은 그들이) 정치를 그만둔다면.. 대한민국이 혹은 대한민국의 정치가.. 죽이 되건 밥이 되건 신경 쓰지 말고.. 그저 평온한 일상의 삶을 살기 바란다. 그들이 정치 안 한다고 누가 비난할 수 있겠는가?

소위 일하는 이런저런 정치인들이 정치판을 떠나면.. 그저 대중과 시민들은 그들 자신들의 수준에 맞는 정치와 정치인을 갖는 것뿐이고, 그들 자신들의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짊어지는 것뿐이다. 다만 그러한 시민/대중/국민들의 책임 결과가 다음 세대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함정이지만.. 어쩔 도리가 없다. 그 역시 운명이라면 운명이다.

유시민이 정치 그만두겠다고 했을 때도 그렇고.. 정치를 하다가 그만두는.. 조금 선량하거나 좀 더 선량하려고 노력하는 혹은 합리적이거나 논리적이려고 노력하는 정치인들에게 정치판에 남아 계속 정치하라고 요구할 수는 없다. 아쉽지만.. 모든 개인은 자신이 판단 선택에 의해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어리석거나 우매한 사람과 사욕에 빠진 맹신자들이 판치는 곳에서는 제아무리 예수라 할지라도 정치를 구제할 방법이 없다고 판단되면.. 개인의 판단 선택에 따라 그만두어도 무슨 상관인가.

사악한 사람들 보다 약간 더 선량하고 정의롭고 공정하고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려고 노력하는 것이 선량하려는 자의 의무는 아니다. 그것은 개인의 선택에 의한 것이다. 좀 더 선량하려고 노력하는 것.. 그것은 '선'한 혹은 '선'하려는 개인의 선택일 뿐이다. 어떤 선택을 하건.. 그 개인의 판단 선택은 존중되어야 한다. 적어도 '악'을 선택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선'은.. '선'을 행했을 때 어떤 특별한 보답이나 대가가 주어지지 않는다. 기껏해야 사람들로 듣는 칭찬 정도가 고작이다. 하지만 작금의 대한민국에서는 '악'을 행하면 분명하고도 확실한 보답이나 대가가 주어진다. 그 보답이나 대가란.. 편안함, 안락함, 권력이나 금전적 획득, 이익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물론 그 보답과 대가가 얻어지는 과정에서 타인에게 고통과 피해가 가해지고 욕을 먹지만.. '악'은 그러한 비난 따위를 신경 쓰지 않는다. 한마디로 '선'과 '악'은 싸움에서 '악'은 대체로 언제나 훨씬 더 유리하다.

민주주의가 최고의 이념적 제도(?)는 아니다. 민주주의 역시 부조리하고 모순된 측면을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민주주의를 대체할만한 다른 어떤 이념적 체재나 제도는 아직 없다. 공산주의나 사회주의는 더 최악임이 이미 증명되었다. 따라서 민주주의가 그나마 가장 양호한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민주주의 안에서 현명한 대중, 깨어 있는 시민 외에 다른 희망이 없는데.. 그 대중과 시민이 아직 충분히 현명하지 않고 깨어있지 않다면 소위 말해서.. 방법이 없다.

나야 뭐.. 2-30대도 아니고.. 살 만큼 살았고..
표창원의 말처럼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나 역시 갈수록 피로감을 느끼는 터라..
한국의 정치가, 법이, 검찰이, 법원이나 재벌 같은 기득권 집단이 무슨 짓을 하건 어쩌겠는가..?
죽이되건 밥이되건 정치고 나발이고 신경 끄고
그저 사익이나 열심히 챙기면서 평온한 나의 일상을 살고 싶어지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아마 나도 늙어가기 때문인 모양이다. 다만, 바라기는..
젊은 세대들이 다가올 미래의 대한민국을 잘 일궈내고 헤쳐나가기를 바랄 뿐이다.

국민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